식재료 다듬어 만든 요리팩 … 국내도 바람

아마존 등 미국,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성장

"고객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셰프가 돼 주세요."

누구나 손수 요리한 레스토랑 수준의 근사한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으며 즐거운 대화를 가지는 시간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않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다듬고 요리하는데 들어가는 시간·노력·비용이 너무 크다. 이런 불편한 점을 밀키트(Meal Kit)가 해결하고 있다.

GS리테일 심플리쿡이 선보인 비프앤치킨 퀘사디아 밀키트. 사진 GS리테일 제공

밀키트는 식품업계에 새롭게 떠오르는 영역이다.

즉석에서 먹는 간편가정식과 달리 필요한 식재료를 미리 손질해 간단하게 요리해 먹을 수 있게끔 재료를 팩이나 키트에 넣어 만든 제품이 밀키트다.

미국에서는 홀푸드를 인수한 아마존이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글로벌 식료품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밀키트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어 새로운 아이템으로 관심을 받고있다.

1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미국에서 '블루에이프런'이라는 스타트업이 밀키트라는 이름으로 식재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성장하던 밀키트 시장은 아마존이 '칼질 한번 필요없이 모든 준비가 완료된 신개념 밀키트' 배송을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내 밀키트 시장은 1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츠온으로 만든 스테이크 사진 한국야쿠르트 제공

아마존은 밀키트가 요리준비에 투여되는 시간은 줄이고 만드는 즐거움과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행복감을 추구하는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보고있다.

식품업계에서는 농경사회 집에서 밥먹던 1세대 식문화, 외식이 시작된 2세대 식문화,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으로 대표되는 3세대 식문화에 이어 밀키트를 4세대 식문화로 성장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밀키트 시장이 열리고 있다.

GS리테일은 밀키트 배송 서비스인 '심플리쿡(Simply Cook)'을 선보였다.

심플리쿡은 요리에 필요한 육류 야채 소스 육수 등 모든 식재료를 바로 조리할 수 있도록 정량만큼 포장해 상세한 요리법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다.

GS리테일은 요리법에 맞게 준비된 식재료를 그대로 조리만 하면 전문점 수준의 음식을 30분 내에 만들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자신이 전문 요리사가 된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심플리쿡은 갈비찜 스키야키 월남쌈 파스타 등 14종의 밀키트를 선보였다. 향후 다양한 요리법을 활용한 메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가격은 2~3인분 기준 평균 2만4000원 정도다. 심플리쿡은 편리하게 밀키트로 요리를 할 수 있도록 웹과 모바일을 통해 조리 동영상도 제공한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정간편식 '잇츠온'도 밀키트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잇츠온의 장점은 야쿠르트 배달 아주머니들이 직접 전달한다는 점이다. 빠른 배송력을 자랑한다. 잇츠온은 훈제오리월남쌈, 치킨라따뚜이, 비프찹스테이크 등 20여종의 밀키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이사는 "최근 1인가구 증가와 함께 필요한 만큼 식재료가 손질돼 배송되는 밀키트가 인기"이라며 "요리의 즐거움은 물론 경제성까지 겸비해 식품 서비스로 각광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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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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