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5·6기엔 없던 민주당 소속만 5명

한국당도 4명 도전

남북관계 영향 관심

인천 옹진군수 선거가 모처럼 후보자 풍년이다. 민선 지방선거가 치러진 후 가장 많은 10명의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명, 자유한국당 후보가 4명, 무소속 후보가 1명이다. 100여개 섬으로만 구성된, 인구 2만여명의 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문 숫자다.

옹진군수 선거에 이처럼 출마자가 많은 것은 우선 현역 구청장이 3선 제한으로 출마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대 옹진군수가 모두 3선을 했다. 조건호 전 군수가 민선 1·2·3기를, 조윤길 현 군수가 민선 4·5·6기에서 당선됐다. 조건호 전 군수는 민선 1기 때, 조윤길 군수는 민선 5기 때 다른 출마자가 없어 각각 무투표로 당선됐을 정도로 출마자가 많지 않았다. 민선 2기 때 4명이 출마해 가장 많았고, 4·6기 때 3명, 3기 때 2명이 출마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에만 5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 김기조 서해건설전기 대표와 김필우 전 인천시의원, 박준복 참여예산센터 소장, 백종빈 전 옹진농협조합장, 장정민 전 옹진군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민선 5·6기 후보조차 내지 못했다.

한국당도 후보가 4명이나 된다. 김성기 전 옹진군의원, 김정섭 전 옹진군 복지지원실장, 문경복 전 인천시 건설교통국장, 이병화 전 인천시의원 4명이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소속 손도신 예비후보는 민선 6기에 이어 두 번째 출마다.

남북관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옹진군 주민들은 남북 대치상황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꽃게철 등 조업기에 남북관계가 긴장되면 곧바로 생계에 타격을 입는다. 정치권이 옹진군을 안보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한편 후보들이 유권자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 곳이 옹진군이다. 옹진군의 유인도는 90개다. 기상상황 때문에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는 날도 많다.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가 90개 유인도를 모두 돌아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예비후보는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섬에 들어갔다가 궂은 날씨 때문에 나오지 못해 다른 지역 일정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유권자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니 본인의 정책이나 공약을 잘 설명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자는 "옹진군이 남북대결 국면에서는 희생을 당했지만 남북화해 상황에서는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고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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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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