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무소속 변수

인천 계양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형우 구청장의 3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지역구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계양구의회 부의장 출신인 고영훈 후보가 뛰고 있지만 단독으로 박 청장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이한구 인천시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결과는 알 수 없어진다.

실제 계양구는 최근 10여년 내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곳이다. 2개 지역구의 현역(20대) 의원은 유동수·송영길이다. 유동수 의원 앞에는 신학용 의원이 3선을 했고, 송영길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네 번째 당선됐다. 송 의원이 시장에 당선돼 비운 한 차례도 같은 당 소속인 최원식 전 의원이 당선됐다.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민선 5·6기를 내리 같은 당 소속 박형우 구청장이 당선됐다. 네 자리인 시의원도 민선 5·6기 모두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서 박 구청장과 경쟁하는 당 내 후보도 없다. 박 구청장의 3선이 점쳐지는 이유다. 한국당 후보로 나선 고영훈 계양구의회 부의장이 탈환을 노리고는 있지만 벽이 높다.

하지만 변수가 없지는 않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이 이한구 인천시의원을 단일 후보로 낼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의원은 이미 민주-한국-야권단일후보 3자 구도가 만들어지면 구청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시의원 재선 기간 가장 활발한 의정활동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6년 2월 탈당 전까지 민주당 인천시의회 원내대표를 맡는 등 당내 기반도 탄탄했다. 이 의원은 송영길 우원과 박형우 구청장이 구시대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반발, 민주당에 복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있다.

다른 정당들도 이 의원이 그린 구도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우선 바른미래당 후보로 확실시되던 이도형 전 의원이 다음 총선 출마를 위해 구청장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마땅한 사람도 없어 아예 후보를 내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민주평화당에서는 조동수 전 계양구의회 의장이, 정의당에서는 방제식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저울일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 이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11일 현재까지 고영훈 후보 한 명 뿐이다.

한 지역정치권 인사는 "누가 봐도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이지만 이한구 시의원이 다른 야당의 지지를 업고 출마해 고영훈 한국당 후보와 3파전이 형성된다면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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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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