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모두 세대경쟁

인천 중구청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세대교체' 여부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중구에서 처음 벌어진 일이다.

자유한국당이 한 발 앞서 깃발을 들었다. 69세의 현역인 김홍섭 구청장을 탈락시키고 52세 인천시의원 출신 김정헌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김 구청장은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4번이나 당선된 백전노장이다. 지역 토박이인데다 엄청난 재력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당의 선택은 재선 시의원인 김정헌 후보였다. 인천 중구가 보수의 텃밭이긴 하지만 새대교체 없이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다. 김정헌 후보는 시의원 재임 시절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당의 선택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우선 민주당엔 4명의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는데 이 중 60대가 1명이고 나머지는 50대다. 60대 후보는 노경수(68) 전 인천시의회 의장으로 2016년 10월 한국당을 탈당하고 그해 12월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 일로 시민사회의 공천 부적격 대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선관위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당내 경선에서 더 불리해졌다. 하지만 중구의회 의원과 3선의 인천시의원을 지냈고, 인천시의회 의장까지 지낸 녹록찮은 경력을 가졌다.

반면 50대 후보들은 기세등등하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한국당보다 높게 나타나 고무돼 있다. 강선구(55) 후보는 민선 5기 중구청장 후보에 출마해 4800여표 차로 석패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 홍인성(54) 후보는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고,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박남춘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박 의원의 시장 경선 결과와 홍 후보 경선 결과가 잇닿아 있다. 이정재(53) 후보도 중구의회 의원 출신으로 바닥정서를 잘 안다는 장점이 있다. 새벽 자전거를 타고 선거유세를 다니는 등 바닥을 훑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미래당도 두 후보가 경쟁을 벌인다. 민선 6기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하승보(66) 전 중구의회 의장이 입당해 공천을 신청했고, 행정안전부 부이사관 출신의 전재준(59)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 토박이 정치인과 중앙정부 행정관료 출신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다른 당 후보경쟁과 비슷한 상황이다.

변수도 있다. 한국당 후보 결정 과정에서 김홍섭 현 청장이 막판 공천심사 서류를 회수해 경선불복 시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지지세력들이 출마를 재촉하는 집회를 이어가는 점도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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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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