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곳 후보등록' 4년전 2곳 출마와 대조

민주, 포항·구미·안동 보수심장 노려

경북은 한국당에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고 더불어민주당에게는 후보조차 내기 힘든 불모지였다. 4년 전 6회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은 포항과 구미 2곳에서만 기초단체장 후보를 냈다. 결과는 선거비용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15% 이하의 저조한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당 은 23개 시·군 중 17곳에 후보를 냈다. 선거공보를 법정시한 내에 제출하지 못해 후보등록이 무효처리된 봉화군수 후보를 제외하면 16명의 민주당 후보가 본선 경쟁에 나섰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본 선거 중반 판세는 이례적으로 민주당이 곳곳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은 포항 구미 안동 칠곡 영덕 5곳이다. 포항과 구미는 경북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한 대표적인 산업도시이고, 안동은 경북도청 소재지다. 이들 3곳을 민주당이 차지하면 한국당은 경북의 심장을 뺏기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포항시장 선거에는 허대만 민주당 후보, 이강덕 한국당 후보, 이창균 바른미래당 후보, 손성호·모성은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강덕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허대만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안정권은 아니다. 여기에 이창균 후보와 모성은 후보가 보수층 표를 잠식하고 있어 허대만 후보에게 나쁘지 않은 구도다.

구미도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강세다. 이양호 한국당 후보가 정치신인인데다 평균연령이 37.1세인 구미시 인구분포, 경제위기에 대한 한국당 책임론, 보수표 분산 등이 한국당의 악재다. 유능종 바른미래당 후보와, 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던 김봉재 무소속 후보와도 지지층이 중복되는 약점을 안고 있다.

성씨 문중선거로 유명한 안동은 무소속이 강세이긴 하나 안동권씨 문중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바람에 민주당이 선전하는 곳이다. 경선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권영세 무소속 후보가 앞서고 이삼걸 민주당 후보와 권기창 한국당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안동권씨 표심의 향배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퇴계의 후손으로 진성 이씨문중 이삼걸 후보는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안전행정부 차관을 역임한 정통관료 출신이라는 경력과 인물론, 힘있는 여당후보라는 점을 집중부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당 경북도당은 장세호 칠곡군수 후보와 장성욱 영덕군수 후보의 선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장세호 후보는 5회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칠곡군수에 당선된 저력을 가지고 있다. 장성욱 후보는 천지원전 건설 백지화에 따른 대안사업을 찾는데 집권여당 후보가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천 상주 군위 울진 영천 예천 봉화 울릉 등은 무소속 후보가 약진하는 지역들이다. 김천은 김충섭 무소속 후보가 김응규 한국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사드배치인접지역, 공천잡음, 김천혁신도시 유입인구 등이 한국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주는 다자구도다. 전·현직 시장과 국회의원, 관료와 정당인 출신 등 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기반이 탄탄해 한국당보다 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구도다. 무소속에는 이정백 전 시장, 김종태 전 국회의원, 성백영 전 시장 등이 출마했고 민주당은 정 송 후보가, 한국당은 황천모 후보가 나섰다. 대한애국당도 김형상 후보를 냈다.

군위는 김영만 한국당 후보와 홍진규·장 욱 무소속 후보의 3파전이다. 도의원·군수 출신 무소속 후보들이 약진한다. 영천은 김수용 한국당 후보와 최기문 무소속 후보, 예천은 김학동 한국당 후보와 이현준 무소속 후보, 봉화는 박노욱 한국당 후보와 엄태항 무소속 후보가 경합 중이다. 울진과 울릉은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보다 무소속 후보들이 더 강세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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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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