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금융부채 규모도 크게 늘어 … 은행, 금리상승·경기둔화시 BIS비율 급락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시중금리가 2%p 올라가면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고위험가구'가 12만가구 가량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비중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3월 말 현재 전체 부채가구의 3.1%(34만6000가구)인 고위험 가구는 금리가 1%p 오르면 3.5%(38만5000가구)로 늘어난다. 금리가 2%p 상승하면 고위험 가구는 4.2%(46만1500가구)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가구가 새롭게 11만5500가구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고위험 가구란 '원리금상환비율'(DSR)이 자산평가액의 40%를 넘어서고, 가지고 있는 자산을 모두 매각하더라도 전체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상태의 금융취약계층을 말한다. 따라서 이들 고위험 가구는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은에 따르면 이들 고위험 가구가 가지고 있는 금융부채의 비중도 2017년 3월 현재 전체 금융부채의 5.9%에서 1%p 상승시 7.5%, 2%p 상승시 9.3%로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또 자산평가액 대비 DSR과 총부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가계부실위험지수(HDRI)가 100을 넘어서는 '위험가구'도 지난해 3월 현재 127만1000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11.6%, 총 금융부채의 21.2%에 달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고위험가구는 소득 2~3분위에서, 고위험 금융부채는 소득 4~5분위에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향후 금리상승시 소득 및 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구들을 중심으로 고위험 가구로의 편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건전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금리가 200bp(2%p) 상승하면 은행의 BIS비율은 14.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금리가 300bp(3%p) 상승하면 BIS비율은 13.7%까지 하락해 2017년 말(15.2%)에 비해서 1.5%p나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국내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7%p 및 3.5%p를 하회할 경우 국내은행 BIS비율은 각각 14.3%, 13.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과 경기둔화 등 거시경제와 금융에 충격이 발생해도 국내은행의 복원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국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심각한 경기둔화 충격이 발생하면 일부 은행은 최저 규제비율을 밑돌 수도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집주인 22% 빚내서 전세금 돌려줘야"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