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족, 영양불균형 … "지역사회 건강관리자원 연계 필요"

한국 아동청소년들은 경제성장에 따라 키나 몸무게 등 체격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운동부족과 영양 불균형으로, 비만아동이 늘고 아토피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의들은 영양불균형과 면역력 저하 현상을 주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보다 더 큰 지적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하지 못해 균형이 깨지면 신체건강 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나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학교생활 뿐 아니라, 가정생활에서도 최소한의 원칙과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중고 학생들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결국 학교교육을 통해 건강에 대한 지식과 태도, 습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따라서 국가가 나서 학교건강교육이 효과가 높다는 점을 인식, 과거와 다른 건강증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강분야 전문의들은 "아동 청소년은 어릴 때부터 올바른 습관을 갖춰야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고, 미래에 사회적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가 아동청소년 건강증진정책 추진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부처간 건강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철저히 분절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안으로, 아동청소년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한 지원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체육 활동 강화해야 =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아동청소년들의 건강증진을 높일 수 있는 제도 환경 자체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13차 청소년건강형태 온라인조사 통계를 보면, 2017년의 경우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19.5%, 여학생은 7.5%에 그쳤다. 신체활동은 학년이 올라 갈수록 줄었다. 중학생은 남자 23.5%, 여자 9.4%인데 반해 고등학생은 남자 16.2%, 여자 5.9%로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2016년 남학생 18.8%, 여학생 7.0%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최근 7일 동안 근력강화운동을 3일 이상 한 남학생은 33.7%, 여학생 11.0% 수준에 머물렀다.

대신 학습목적으로 앉아서 보낸 하루 평균시간은 주중에는 남학생 405.2분, 여학생 504.7분으로 증가했다. 이런 수치들은 한국 아동청소년들이 학습에만 열을 올리고 신체활동은 게을리 하고 있음을 잘 나타내는 지표다. 건강전문가들은 학교체육활동이 국영수 중심수업 과목에 밀리면서 학생들의 건강도 낮아지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시대변화에 맞춘 건강정책을 수립하지만, 국회와 예산부처의 관심 밖으로 밀리면서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 원장은 "아동청소년기에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발달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활발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육활동 시간을 늘리고,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나서 아동청소년을 위한 양질의 체육활동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청초교 학생들이 맨발로 학교 운동장을 돌고 있다. 전호성 기자


◆나쁜 식습관, 성인병과 만성질환으로 = 신체활동이 저조한 청소년들의 경우 식생활습관도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제13차 청소년건강형태 온라인조사 통계를 보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추세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아동청소년은 2011년 19.2%, 2012년 20.1%, 2016년 20.8%, 2017년 22.8%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경우 최근 7일 동안 5일 이상 아침식사를 하지 않은 남학생은 30.1%, 여학생은 33.0%로 나타났다.

반면 패스트푸드 섭취율은 남녀학생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7일 동안 3회 이상 피자 햄버거 치킨 등의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학생은 20.5%(남 21.6%, 여 19.3%)이며, 고등학생(21.8%)이 중학생(18.8%)에 비해 높았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학원주변에서 식품 섭취하는 경우도 많았다. 패스트푸드 음식을 식사로 대신(주1~2회)하는 학생은, 남 39.4%, 여 39.2%로 나타났다. 이런 음식을 찾는 이유는 '먹기 간편해서(26.5%), 시간이 없어서(20.1%), 급식이나 집 밥이 '맛이 없어서'(19.1%) 순이었다.

이런 결과 우리나라 남자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17년 26.0%로 OECD 평균 25.6% 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도비만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09년 1.1%, 2013년 1.5%, 2017년 2.0%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장 원장은 "청소년시기 불규칙한 식사, 패스트푸트 음식 섭취에 익숙해지면 신체발달에 필요한 영양흡수를 할 수 없다"며 "이런 식습관이 굳어지면 성인이 됐을 때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보건당국에서 아동청소년 시기 성장에 맞춰 식습관을 키울 수 있는 정책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력 치아 이상 대책 서둘러야 = 교육부 건강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학생들에게 나타나는 건강문제는 시력이상과 치우우식증(충치)으로 나타났다. 시력이상(나안시력 0.7 이하, 교정 중 포함)학생은 전체의 53.8%로 감소추세다. 2013년에 비해 3.07%p 감소했다. 충치 유병률은 전체 학생의 23.5%로 2014년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소하다가 고등학생 때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치유병율은 2013년 28.3%, 2014년 31.4%, 2015년 27.5%, 2016년 23.8%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비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발생율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예방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윤 치과협회 홍보이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치과협회가 협력, 충치 유병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교육부와 지자체 복지부 등이 손잡고 아동 청소년들의 건강한 치아관리를 위한 예방활동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스케일링을 받은 적이 있는 남학생은 23.3%, 여학생은 28.6%로 매우 낮다. 반면 12개월 동안 구강질환 증상을 한 가지 이상 경함한 남학생은 56.3%, 여학생은 64.3%로 평소 치아관리를 하지 않고 있음을 잘 나타냈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부회장)는 "청소년들의 건강관리는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건강자원들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 아동청소년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철 전호성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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