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독서지원 프로그램 '호응 높아' … "강한 체력과 함께 지적으로도 성숙해지겠다"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2018 책의 해를 맞아 더욱 뜻깊게 진행되고 있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며 국방부가 후원하는 사업으로 군 장병들의 독서와 토론을 체계적으로 지원, 장병들 간 소통하는 병영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2018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260개 부대에서 1820회 진행되는 병사 대상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소통과 나눔 북토크' '동아리 독서코칭' '신병독서지원 프로그램', 코칭도서 지원 등 다양한 사업으로 구성된다. 내일신문은 2018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현장을 취재, 책과 토론, 소통이 있는 병영 현장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이제 군복무 기간 동안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개발하는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과제가 됐습니다. 독서는 열린 병영, 소통하는 군대 더 나아가 최강의 군대를 만드는 밑바탕이기 때문이죠. 오늘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수료하는 1101명 모두에게 1권의 책과 독서수첩 등으로 구성된 꾸러미를 지원, 대한민국을 지키는 우리 청춘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합니다. 이제 더 이상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생존입니다. 책 읽는 장병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세상을 바꿉니다."

지난 17일 오전 해군교육사령부 연병장에서 개최된 해군병 650기 정모 수여 및 수료식에 참석한 민승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본부장의 일성이다.

이날 수료한 해군병 1101명은 6주 동안의 양성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했다. 수료식이 있기 하루 전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는 '신병독서지원 프로그램'을 진행, 수료생 전원에게 1101권의 책과 독서수첩, 면도기로 구성된 꾸러미를 지원해 수료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병영카페 해마루. 사진 이의종


◆"군에서 100권 읽기 목표" = 수료생들이 지원받은 책들은 총 22종으로 베스트셀러, 혹은 스테디셀러가 대부분이었다. '1그램의 용기(한비야, 푸른숲)'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서경덕 외, 엔트리)' '자존감 수업(윤흥균, 심플라이프)'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 지식인하우스)' '여덟단어(박웅현, 북하우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바바라 오코너, 놀)' 등이 그것이다.

김태형(23) 훈련병은 "해군병 수료식을 앞두고 책 꾸러미 선물을 받아 마치 수료 축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면서 "수료식을 앞두고 선물받은 '1그램의 용기'를 계속해서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군 생활동안, 군인으로서 강한 체력과 함께 독서를 통해 지적으로도 더욱 성숙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김세호(21) 훈련병은 "동기들에게 책을 빌려 다른 21종의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면서 "입대 전부터 독서를 좋아해 매년 20여권의 책들을 읽었으며 군에서 책 100권을 읽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훈련병의 어머니 이영미(51)씨는 "우리 아이는 평소에도 책을 굉장히 많이 읽는다"면서 "군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나라가 지원해 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상헌 중대장은 신병독서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중대장으로서 진정한 해군으로 거듭나는 해군병들에게 마음의 휴식이 될 수 있는 '독서'라는 선물을 해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17일 수료식을 마친 장병들이 정모를 높이 날리는 모습. 사진 이의종


◆분기별 독후감 발표대회 = 이날 훈련병들은 늠름한 '대한의 아들'이었다. 하얀 해군 정복을 입은 1101명은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필승해군"이라며 필승구호를 제창했고 부모님께 대한 감사경례를 하며 훈련 기간 동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가족들은 "자랑스럽다 우리 아들"이라며 답례했다. 이에 앞서 가족들은 훈련병들에게 해군 정모를 씌워주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그간 못 나눈 대화를 나눴다. 몇몇 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범림 교육사령관은 훈시에서 "지난 어떤 기수보다도 강한 훈련을 잘 이겨내고 투철한 국가관과 군인정신으로 무장된 멋있는 해군 수병으로 다시 태어났다"며 훈련병들을 격려했다.

한편 해군교육사령부는 독서 관련 프로그램으로 매 분기별로 독후감 발표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Navy Reading Program 도서목록에 선정된 100권 중 1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 심사를 거쳐 최종 발표대회를 진행한다. 아울러 병영카페 '해(海)마루'를 운영, 장병들의 자기계발 등을 위한 다채로운 책을 구비, 일과 후 피로에 지친 장병들의 휴식처로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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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개 부대에서 1820회 '독서코칭'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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