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교육 전반에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지역 환경을 주 교육 무대로 삼은 이유는?

연평도라는 도서벽지가 가진 지역의 한계를 기회로 삼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학교의 고육지계였다. '온마을 바다 프로젝트'를 하기 전 진로 적성검사를 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했고, 그 원인으로 제한적인 섬의 환경을 꼽았다. 이에 지역에 정확한 지식과 자긍심을 제공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바다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제약'이 아닌 '특성'으로 인식할 수 있는 진로교육을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특히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역할이 컸다. 학교에 대한 관심이 크고, 지역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학생들이 자신과 주변 환경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재 학부모 25명과 전문 활동가 15명이 학교 진로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진행한 프로그램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난 8월 31일~9월 1일까지 1박 2일간 진행된 어린이건축창의교실이다. 청운대 건축학과 교수와 교육 기부 학생, 인천시교육청, 건축사협회 회원 등이 강사와 멘토로 참했다. 강연부터 체험, 프로젝트까지 제공했는데 수준이 매우 높았다. 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었지만 고등학생까지 참여했다. 세계 건축가와 건축사에 대한 주요 도시의 건축물에 대해 공부하며 학생들과 연평도 내 주요 건물을 답사했다. 미래 연평도에 만들고 싶은 건물을 설계하고 모형조립에 성공했다. 학생들은 선박의 오수 배출을 감시하는 드론 관제탑, 식수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공급하는 대형 물탱크, 오염된 해수를 정화하는 첨단 장치 등 연평도가 직면한 문제를 돌아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행사를 주관한 전문가들도 놀라워할 정도로 학생들의 발전이 눈에 보인 프로그램이었다.

■연평초교가 추진한 진로 교육과정은 어떤 효과를 가져왔나?

자신이나 친구, 지역에 대한 존중감이 높아졌고, 자신감도 커졌다. 갯벌이나 바다, 습지 등 주변 환경에 대한 애정이 커졌고, 단순한 체험에서 본인 흥미에 따라 탐구까지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깊이 있게 공부하거나 진로로 연결하려는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온마을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지역 연계 교육과정 외에 소프트웨어 요소를 추출한 Easy-SW 활용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활동과 진로 교육과정을 운영해 효과가 배가된 측면이 있다. 연평도는 도서지역으로 예체능관련 실험 교육 교구, 인터넷 교육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지원돼 교육환경이 우수한 편이다. 스마트환경이 최적화된 교실에서 첨단 교육기기를 이용해 다른 지역, 다른 나라의 갯벌이나 습지의 생태 혹은 환경 이슈를 접하면서 학생들은 섬 지역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또한 외부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자가 나타나면서 '할 수 있다'를 넘어 '우리가 잘한다'는 긍정적 분위기도 조성돼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진로교육 - 생태계를 다시 쓰다│① 인천연평초등학교] "어민·해군·지역사회 도움으로 해양생태 진로교육"

미즈내일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