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사 시총 193조원 증발

올해 초 '코스피 3000'이라는 부푼 꿈을 갖고 시작된 주식시장은 단숨에 26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은 장중 932.01까지 오르며 1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에 들어서자 상황이 반전됐다. 하락세가 이어지더니 10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지수가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주가지수가 박근혜정부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2028.01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말 2467.49보다 17.8%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798.42에서 665.74로 16.6%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지수는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다 1월 29일 장중 2607.10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종가도 2598.19를 기록,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글로벌 경기 호조세와 반도체 호황,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코스닥지수도 함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지난 1월 30일 장중 932.01까지 오르며 16년여 만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종가 기준 올해 최고치는 1월 29일 927.05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 들어 하락 조짐을 보이더니 하반기 들어서는 본격적인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검은 10월'로 불린 10월 30일에는 연중 최저치인 1985.95를 기록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연중 최고점 대비 -23%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10대 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93조원 넘게 증발했다. 지난해 말보다 20% 줄어들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26일 기준 시가총액(보통주와 우선주 합계)은 774조 3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의 968조 1720억원보다 193조 8220억원(20.0%) 줄어든 것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그룹 상장기업들의 시총은 지난해 말 514조 2920억원에서 26일 종가 기준 391조 740억원을 기록하며 123조 2180억원(24.0%) 감소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의 주가 하락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그룹 상장사 시총은 107조 9360억원에서 85조 1800억원으로 22조 7560억원(21.1%) 감소했다.

SK그룹의 상장사 시총은 127조 1780억원에서 108조 8920억원으로 18조 2860억원(14.4%)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102조 2400억원에서 84조 310억원으로 18조 2090억원(17.8%) 감소했다.

포스코그룹 시총은 6조 4590억원(18.4%) 줄었고 한화그룹은 5조 7990억원(31.7%), 롯데그룹 8100억원(2.7%), 농협그룹 2180억원(4.5%) 등 순으로 시총 감소액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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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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