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영철, 워싱턴 도착 … 폼페이오 회담→트럼프 예방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 저녁 워싱턴에 도착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확정하는 일정에 돌입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18일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진 후 백악관으로 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여 곧 중대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북한이 정상간 친서외교에 이어 협상 책임자들간 워싱턴 고위급 회담으로 2차 정상회담과 빅딜안을 확정하는 중대 시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수도로 직행한 북한의 김 부위원장은 17일 저녁 6시 32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해 첫 북미정상회담을 열흘여 앞둔 6월 1일 워싱턴 땅을 밟은 후 두번째이지만 당시 뉴욕을 거쳤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베이징에서 미 국적기를 타고 직항으로 워싱턴에 입성했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이 김 부위원장과 동행했다.

워싱턴 모처에 여장을 푼 김 부위원장은 18일 워싱턴시내 한 호텔에서 협상파트너인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식 고위급 회담을 갖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18일 백악관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들어 북미접촉에서 적극 역할을 해온 CIA(중앙정보국)의 지나 해스펠 국장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와 AP 통신, CNN 방송 등은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공식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지금까지는 미국측이 제안한 대로 2월 중하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것으로 유력시돼 왔으나 워싱턴 포스트는 3월이나 4월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베트남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설 연휴인 2월 4~8일 이후에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급부상한 북미간 협상 타결안은 핵동결 조치와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안이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7일 일본 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를 받아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도 워싱턴포스트(WP)에 "기본적으로 미국의 입장은 핵 능력 포기를 수반하지 않고 단계적·상호적 프로세스로 대변되는 북한의 입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초기단계로 용의를 밝혔던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고 미 본토에 위협이 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의 일부를 폐기하는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상응하는 조치로 단계별 제재를 완화해주게 되는데 최근 이미 단행한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제재완화 외에도 대북 석유공급을 늘려주고 나아가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제재예외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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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