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임시정부 선포 만국공원

3.1운동 첫 만세운동 창영초

인천시, '역사공간' 재조명

조선 말기 그리고 일제강점기, 인천은 '세계를 보는 창'이었다. 세계 문물이 인천항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래서 이곳은 어느 누구보다 빨리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독립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조봉암과 김 구가 이곳에서 독립을 꿈꾸고 일제와 맞섰다.

인천시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인천 색깔 짙은 기념사업을 준비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기념식을 준비하고, 장소도 3.1운동 발상지 창영초등학교에서 연다. 국내 유일 임시정부인 한성정부를 선포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 김 구 선생을 기린 백범 거리 등도 새로 단장한다.

인천 창영초교에 세워진 3.1독립만세운동 기념비. 사진 인천시 제공


◆'김 구' '조봉암'을 인천에서 만난다 = 인천시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인천의 역사적 공간을 재조명하고 시민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백범 김 구 선생이 청년시절 옥살이를 했던 인천 감리서 터를 중심으로 중구 신포로 일대에 '청년 김창수(백범 김 구) 역사거리'를 조성한다. 조선 고종 때 개항장의 통상업무를 담당하던 관청인 감리서는 지금은 터만 남아있고, 그 앞에 아파트가 들어섰다. 관할 지자체인 인천 중구는 시민들이 김 구 선생의 감리서 투옥과 탈옥, 재투옥까지 행적을 밟아볼 수 있도록 인도를 정비하고 벽화와 조형물을 꾸밀 계획이다.

인천에서 두 차례 투옥 생활을 한 김 구 선생은 광복 후 귀국해 지방을 순회할 당시 인천을 가장 먼저 찾아 "내 인생에 있어서 남다른 곳"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인천은 이민역사의 출발지이며,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은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전국 13도 대표들이 모여 한성임시정부 수립을 결의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이를 기억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한성정부와 인천'을 제작, 방영한다.

인천시는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4월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기념 세미나를 열고 인천의 항일운동 역사와 항일운동가를 재조명한다. 이와 함께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는 연말까지 해외한인 독립운동 특별전을 연다. 인천에서 미국 하와이와 멕시코, 쿠바 등 해외로 이주해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벌인 그들의 독립운동사를 통해 인천의 역사적 위상을 다시 세운다. 2008년 개관한 이민사박물관은 한인 이민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시민들 참여하는 개방형 기념식 = 기념행사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준비된다. 장소도 인천에서 만세운동이 처음 시작된 창영초등학교다.

우선 학생과 시민 100명의 소장품을 타입캡슐에 넣어 묻는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인천의 대표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지도자인 죽산 조봉암 선생의 유족이 3.1운동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헌시를 낭독한다. 33인 학생대표와 광복회인천지부장은 함께 독립선언서를 읽는다.

특히 미래 100년의 비전과 가치를 담은 '인천시민 주권 선언문'을 22개 시민사회단체가 직접 만들어 발표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기념식 후에는 창영초교에서 동인천역 북광장까지 만세운동 시가행진이 펼쳐진다. 일본 헌병과 독립열사로 분장한 연기자를 투입해 실제 만세운동을 재현함으로써 시민들이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애국심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행사 전 과정은 시민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개방돼 있다.

인천문화재단은 3월 15일 한국근대문학관에서 '3.1운동의 문화사' 저자인 권 보드래 작가 초청 북콘서트를 연다. 또 연말까지 3.1운동과 관련된 희귀 문학자료를 전시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송도 트라이보울에서는 매달 문화가 있는 날에 항일운동과 관련된 가곡, 헝가리 무곡 등 민족주의 색채를 띤 곡들로 구성된 콘서트를 연다. 인천개항박물관에서는 5월 말까지 김 구 선생의 인천항 노역생활과 인천 감리서 관리자료 등 그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기획전을 연다. 검단도서관은 3월 말까지 독립운동 관련 위인전을 전시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은 우리나라 독립과 정부수립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시민들이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과 100년 전 역사의 날을 기리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데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사업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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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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