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민족시가 모음' 발간

"수색 신사 역촌 녹번 진관 등 은평 각지에서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0여명까지 다양한 규모로 만세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광복군으로 항일운동을 전개했던 이종열 애국지사,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후손 90여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김미경(사진) 서울 은평구청장은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이 은평을 빛낸다"며 "선현들 독립운동과 그 정신, 고난의 생활과 경험들을 주민들이 함께 기리고 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백초월 스님이 사용했던 태극기가 발견된 진관사가 위치한 진관동은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동네다. 광복회 등 8개 보훈단체가 입주해있는 보훈회관도 진관동에 있다. 은평구는 진관동 주요 구간을 '진관사 태극기 거리'로 조성해 백초월 스님의 태극기가 갖는 의미와 3.1운동 정신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진관사와 극락암에 은거하면서 불교계 독립운동을 이끌던 백초월 스님 선양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만화가 이현세씨 손을 빌어 웹툰을 발간하고 영상을 제작해 방송하는 등 주민들 공감대를 끌어내기 쉬운 방식을 택했고 매년 3.1절과 공복절에는 거리에 진관사 태극기를 게양한다. 김 구청장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 앞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백초월 유묵·유품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며 "올해는 특별기획전 '3.1혁명과 백초월'에 이어 6월에 진관사에서 백초월 추모제를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1운동 기념식도 올해는 형태를 바꿨다. 독립유공자 집 명패달기 첫 번째 주인공인 이종열 애국지사를 초청해 독립유공자 명패 전달식을 열었고 주민들과 함께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를 낭독, 독립선언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각 동에서는 지역 특색에 맞는 보훈행사를 열었다. 증산동이 애국지사 후손들과 함께 3.1만세운동을 재현했고 진관동은 백초월길과 구파발역 일대에 진관사 태극기를 내걸었다. 한문화체험관 너나들이센터는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4월 11일부터 3.1운동 당시 옷을 입고 만세운동 사진을 찍는 체험행사를 1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셋이서문학관은 독립신문에 실렸던 항일 민족시가 모음 시집을 간행하고 주민 작가들과 함께 5월 항일 민족시 시화전을 열 계획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선조들이 일본 제국주의 폭력과 압제 속에서도 평화의 함성으로 민족화합의 꽃을 피워냈다"며 "독립운동 역사와 지역 독립운동가 발자취를 재조명해 주민들 역사의식을 높이고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함께 기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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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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