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지정 '잘한 일' 46.2%, '잘못' 34.4%

황교안 민생대장정 '긍정적' 36.2%, '부정적' 51.8%

한 달 넘게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에 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파행의 계기가 된 선거제법·사법개혁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공동실시한 6월 정례조사에 따르면 '국회 파행에 대해 어느 당 책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유한국당'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6.1%에 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꼽은 응답자(25.5%)보다 20.6%p나 높았다.


앞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개혁법과 고위공직사범죄수사처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자 한국당이 이에 반발, 국회일정을 거부하면서 국회는 한 달 넘게 공전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이 조건 없이 국회에 복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책임이 크다는 응답자는 30대(64.7%)와 40대(55.1%), 광주/전라(69.8%와 인천/경기(52.5%), 화이트칼라(60.0%)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국회 파행에 직접적인 계기가 된 선거제개혁·사법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해서도 긍정평가가 우세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46.2%로 '잘못한 일'이란 응답(34.4%)보다 11.8%p 높았다.

'국회 정상화 결렬' 떠나는 이인영-나경원-오신환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사진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이인영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각 방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40대(59.7%)와 30대(57.7%), 광주/전라(67.1%)와 대전/충청/세종(51.7%), 화이트칼라(56.3%)에서 긍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60대 이상(46.3%), 대구/경북(59.9%)에서만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섰다.

디오피니언 안부근 대표는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이나 공수처법 설치 등의 협상에서 사실상 이렇다 할 내용을 제시한 것이 없다"며 "협상을 무성의하게 해놓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고 뒤늦게 반발하니 국민들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다만 국회 파행이 지속되면 결국은 여당 책임론도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법에 대해 문무일 검찰총장 등 검찰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것으로 적절하지 못하다'(41.0%)는 의견과 '검찰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38.8%)는 입장이 맞섰다.

'적절하지 못하다'는 응답은 40대(49.6%), 광주/전라(50.2%), 화이트칼라(51.4%)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문제될 것이 없다'는 대구/경북(49.0%), 블루칼라(51.0%)에서 많았다. 특히 50대(42.2%)와 함께 19~29세(47.1%)에서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응답이 높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에 걸쳐 진행한 '민생투쟁 대장정'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다만 보수성향과 한국당 지지층에선 긍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한 응답자는 36.2%에 그쳤다. 반면 '부정적'이라는 답변은 51.8%나 됐다.

과도한 정부 비판과 이념 공세, '군은 정부 및 국방부의 입장과 달라야 한다'는 식의 논란 발언, 불교 합장 거부 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의 민생대장정에 대한 부정평가는 30대(66.9%)와 40대(62.7%), 광주/전라(70.9%), 화이트칼라(62.0%) 등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선 84.3%, 보수성향에선 62.1%가 황 대표의 민생 대장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안철수-유승민계 의원들간 대립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에 대해선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가 51.7%로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18.8%)는 의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1. 조사의뢰자 : 내일신문
2. 조사기관·단체명 : 디오피니언
3. 조사지역 : 전국 17개 시도
4. 조사일시 : 2019년 6월 1~2일
5. 조사대상 : 만 19세 이상 남녀
6. 조사방법 : RDD방식의 유선번호(35.2%)와 무선번호(64.8%) 전화면접조사
7. 표본의 크기 : 1000명
8.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유선전화면접조사(총 4575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만1400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모바일 활용 웹 방식(총 7508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8만개 랜덤 생성(RDD)해 무작위 추출)
9. 응답률 : 13.4%
10.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2019년 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적용방법은 셀 가중
11. 표본오차 : ±3.1%p (95% 신뢰수준)
12. 질문내용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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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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