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안계면에 청년시범마을 조성

일자리·주거·복지·교육·문화기반 구축

경북 의성군 안계면은 전형적인 쌀농사로 유명한 경북도내 대표적인 곡창지대이다. 안계면과 인접한 단북면과 다인면 등에 걸쳐 1000㏊에 이르는 안계평야는 인근 낙동강과 위천의 풍부한 수량덕분으로 쌀농사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안계평야 중심부 구릉지대에 형성된 마을이 안계면 소재지 용기리다. 의성군의 서부지역 7개면의 중심지로 제법 규모있는 5일장도 열린다. 초·중·고 3개교가 있고 학생 수도 355명에 달한다. 의료시설도 100병상 이상을 비롯 갖춘 병원 14개를 갖추고 있고 약국도 7개다. 도서관 체육센터 대형마트 은행 예식장 등도 갖춰져 있다.

경북도가 농촌살리기 프로젝트로 추진중인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의성군 안계면 들판과 용기리 마을 전경. 의성 최세호 기자


그러나 안계면도 저출산 고령화, 인구유출이라는 농촌의 일반적 현상을 비켜갈 수 없었다. 한 때 8000여명을 넘나들었던 인구는 4월 말 기준 4525명으로 줄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의 35%(1604명)에 이를 정도로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소멸위험지수 최상위권인 의성군 안계면이 지난해부터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지방소멸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경북도와 의성군이 '사라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올해말 전국 청년 70여명 안계면에 온다 = 안계면 부활프로젝트는 바로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소멸위험지수 1위인 의성군의 안계면 일대에 일자리와 주거, 교육, 의료, 복지, 문화 등의 기반을 갖춘 청년 시범 마을을 조성하려는 대표 공약사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사업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70여명의 청년이 농사를 짓거나 창업하기 위해 안계면으로 유입되고 이에 맞춰 주거 등 사회기반 시설도 구축된다.


경북도와 의성군은 오는 2022년까지 청년 200여명을 정착시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조성사업은 크게 일자리창출, 주거단지조성, 생활여건개선, 마을공동체 강화, 청년유치 및 홍보 등 5개 전략에 맞춰 추진된다.

사업 핵심목표는 스마트팜 창농과 빈점포 활용 창업을 통한 청년일자리창출이다.

경북농업기술원에는 매주 토요일만 되면 50명의 청년이 농사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3월 100여명의 응모자 가운데 선발된 예비청년농부들이다. 21세에서 39세까지로 출신지역(대구 21명, 경북 14명, 지역외 15명)도 다양하다. 여성도 6명이다. 직업군인, 영어강사, 간호사, IT전문가에서부터 대학을 갓 졸업한 '취준생'도 있다. 이들은 8월까지 18회 140시간의 창업기본교육을 받고 9월부터 경북도가 안계면에 조성중인 스마트팜에 들어와 농부의 길을 간다.

예비청년농부들은 1~2년간 스마트팜에서 월 20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고 청년농부로 일한 후 창농을 한다. 경북도는 창농자금으로 보조와 융자로 최대 3억원을 지원한다.

경북도와 의성군은 92억원을 들여 청년농부들이 농사를 지을 스마트팜 농지 4㏊를 확보해 조만간 시설공사에 들어가 9월 중 완공할 계획이다.

빈점포를 활용한 창업지원사업도 동시에 추진된다. 4팀 9명의 청년들이 경상북도경제진흥원에서 창업준비로 분주하다. 협업농장을 차려서 도농 교류사업을 펼치게 될 '청년협업농장팀', 수제맥주 양조와 체험공방 운영을 계획중인 '호피할리데이팀', 의성 일대의 못난이 과일을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유통하겠다는 '굿팜팀', 목조 친환경 소품과 가구를 제작해 판매하려는 '의성모녀팀' 등이다. 창업팀은 6월 중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전통시장의 빈 점포들을 리모델링 해서 본격적인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 경북도는 창업팀에게 5000만원 이내의 리모델링 비용과 5000만원 정도의 사업화 자금을 창업컨설팅 비용으로 지원한다. 도는 앞으로 4팀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다.

◆청년 주거단지 임시주택·생활환경 개선 박차 = 청년농부와 창농인을 맞이할 주거환경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 있는 13동의 컨테이너하우스도 안계면으로 옮겨지고 빈 여관도 쉐어하우스로 바뀐다. 모듈러주택도 짓는다.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스틸하우스도 짓기로 하고 현장실사를 끝냈다. 스틸하우스에는 1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경북도는 300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거단지 계획을 포기하고 청년들의 정착단계에 따라 30에서 50가구 정도의 소규모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보육인프라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안계면에 있는 군립어린이집을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24억원이 투자되며 확장이 완료되면 정원이 79명에서 99명으로 늘어난다.

지난 1월에는 출산통합지원센터가 완공돼 아이돌봄, 산모건강프로그램, 장난감 대여 등을 하고 있다.

문화시설로는 '안계 행복누리관'이 건립된다. 국비 90억원을 지원받는 행복누리관은 일자리, 문화, 복지를 제공하는 복합커뮤니티센터기능을 한다.

방문자 센터, 펫 카페, 교육·체험장, 도그 풀장 등을 갖추게 될 반려동물문화센터는 내년 3월 문을 연다.

28만㎡ 규모의 특화 농공단지는 타당성 용역과 기본설계를 마치고 농가공식품 등을 제조할 입주기업 물색에 들어갔다.

교육인프라도 확충된다. 경북도교육청과 협력해 안계초등학교를 예비미래학교와 연구학교로 지정해 창의와 놀이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을 한다.

◆공동체 형성 '이웃사촌지원센터' 가동 = 기존 주민과 유입되는 청년들의 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지난 3월 안계면 중심지에 문을 연 이웃사촌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맡았다. 시범마을 홍보, 청년 유치 및 정착지원, 마을 만들기 위탁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관설민영'형태로 운영된다. 청년동아리 모임, 마을살림꾼 양성교육, 주민원탁회의, 토론회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한다.

김성학 경북도 미래전략기획단장은 "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조성사업은 매년 1만5000명씩 인구가 감소하고, 그 중에서 5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외지로 떠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경북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며 "목적과 접근방식부터 달리해 일자리와 청년에 중심에 두고 주거와 교육, 복지, 의료, 문화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확충해 농촌에 살아도 도시못지 않은 삶을 누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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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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