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미래사회 정보에 목말라 해 … 교육부 '찾아가는 서비스'로 궁금증 해소

중소도시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거는 기대는 어느 정도일까? 공교육을 통해 진로나 입시정보를 만족할 만큼 얻고 있을까?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대도시 학부모들과 같았다. 다만 자녀 학교생활 평가와 기록에 대한 생각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교육부가 학부모를 찾아 나섰다. 첫 번째 소통의 장(場)은 강원도 강릉에서 펼쳐졌다. <편집자 주>

"궁금증이 많이 풀렸네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기는 한데 방향은 맞는 것인지, 부모가 무엇을 해줘야 할지 답답했거든요." 5일 강릉원주대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조수연(중3 학부모)씨가 소감을 말했다. 특강을 듣고 난 조씨는 강당 로비에 설치한 부스에서 전문가와 상담을 마쳤다.

자녀교육 상담하는 학부모.


강당에 모인 학부모들은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전문가 강연에 빠져들었다. 이재호 고성고등학교 교사가 "성적에서 성장으로, 교사·학생·학교가 함께 성장하다"라는 주제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학생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교사도 함께 성장한다고 말했다. 수업과 평가를 돌아보고 새로운 평가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교학상장-수업 나눔'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관찰과 기록을 통해 자라며 교사 또한 위로받고 사랑받으며 자란다. 그렇게 학교가 자란다."고 강조했다. 동료 교사의 평가와 자기평가, 관찰기록을 살핀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학생의 성장과정을 관찰하고, 기록한 후 부모에게 알린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의 관계, 소통, 자료 활용 정도, 자기이해 등을 다양한 분야에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관찰과 나눔, 협업 활동은 미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수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학교의 변화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결과에서 과정, 성적중심에서 성장중심으로 교육현장이 바뀌고 있음을 강조했다.

강의에 앞서 학부모들이 질문한 궁금증도 풀어나갔다. 학교는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어떻게 할지, 교원 역량 강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과정중심 평가는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를 놓고 하나씩 짚어 나갔다. 이 교사는 "7등급을 받은 아이의 성장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꼼꼼하게 정리하고 분석했다"며 "과거에는 등외로 분류됐을 아이가 자신만의 삶을 그리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사는 낮은 점수를 줬지만 모둠원들의 상호평가에서는 높은 봉사활동 점수를 받은 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을 위한 학교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


◆기업이 찾는 '4차산업혁명' 인재상은 = 학부모들은 '기업이 원하는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어떻게 길러내고, 미래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강연에 집중했다. 최재규(기업인) 강사는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의 신기술 영역이 산업에 본격 적용되면서 교육 방식과 시스템이 달라지고 있다"며 "기존 공부방식의 한계는 미래 사회에서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교육 변화 의견


최 강사는 현대자동차그룹 연구소에 입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4차산업혁명 기술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의 이론 교육은 배제하고 무크(MOOC) 시스템을 활용한 PBL 교육을 한다고 말했다.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관련된 기술을 활용해 산업현장 혹은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매 수업 기간 중에 각종 미션을 해결하고, 개인 혹은 팀활동을 통한 결과물을 온라인 시스템에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판별하는 AI 분석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교육 이외에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영어교육 솔루션, AI를 접목한 신개념 게임, 경험기반의 오프라인 방탈출 게임등의 다양한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 사업 확장에 응용한다고 덧붙였다.

4차산업 혁명시대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내외부 자극이 가해질 때 얼마나 능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 얼마나 열정을 갖고 미지의 세계를 해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팀원들과 인간적인 신뢰를 구축하며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지 꼼꼼하게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최 강사는 자기 주도 능력, 기술(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모바일), 팀내 역할과 책임 수행, 미래의 불확실을 극복할 수 있는 열정 여부가 기업이 선택하는 인재라고 정리했다.

문경수 과학탐험가 특강

이날 문경수 과학탐험가가 들려주는 탐험 이야기는 김이주(중학교 2학년)양을 미지의 세계 화성으로 안내했다. 국내 1호 과학탐험가인 문 강사에게는 모든 게 탐험의 대상이다. 2016년 국내 최초로 NASA 우주생물학자들과 함께 서호주를 탐사했고, 이 과정에서 죽을 고비도 넘겼다. 탐험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혀 새로운 융합형 모델을 만들어낸다. 과학+여행, 과학+콘텐츠, 과학+방송, 과학+모바일 등이다.

딸(이주)을 대신해 설명회에 참석한 조서영씨는 "딸이 과학에 푹 빠져있다. 과학고에 진학하고 카이스트를 통해 나사(NASA)로 진출하는 꿈을 꾸고 있는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오늘 들은 미래 화성이야기를 딸에게 전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상담까지 마친 조씨는 "딸이 과학을 좋아하지만, 인성과 인문학의 중요성을 깨닫고 융합형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궁금증 쏟아낸 학부모, "이런 기회 자주 있었으면" =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학생부는 어떻게 작성되는지, 입시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요." "대학입시에 자녀와 부모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 학생의 경우 수시전형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한 부모들이 포스트잇에 적은 질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미래사회에 내 자녀가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어느 분야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아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궁금증과 불안감이 커지는 데 그동안 '이거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 정보를 얻지 못했다"며 "동네 학원에 가서 귀동냥을 하기도 하지만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학부모와 자녀 이야기로 소통에 나선 교육부는 7월 5일부터 9월 17일까지 전국 9개 지역에서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를 연다. 변화하는 교육정책과 맞춤형 진로지도, 입시전략 등을 안내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는 7월 중에 강릉(7월 5일) 포항(7월 12일) 의정부(7월 22일) 진주(8월 8일) 목포(8월 14일) 전주(8월 22일) 청주(8월 30일) 부천(9월 6일) 제주(9월 17일) 총 9회에 걸쳐 열린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다. 이날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참석해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눴다.

유은혜 부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학부모님들의 열정으로 이루어낸 교육문화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이며, 진정한 교육정책의 주체"라며 "아이들이 자신만의 방향과 속도를 찾아가며 빛나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따뜻한 동행자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녀교육 궁금증 해소 -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 연재기사]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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