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원장·복지위원장 겸임

게임중독·주거·반려동물

청년 겨냥 정책연구 착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현재 직함이 두 개다. 당에서는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 국회에서는 최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원장'은 한국당의 목적지 좌표를 청년과 중도층으로 두고 의제설정과 이미지 재고를 추진 중이다. 게임 질병코드 등재 대응, 주거 및 반려동물 정책 개발에 착수했다. '김 위원장'은 건강보험 및 국민연금 지속가능성과 헬스케어 분야 성장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12일 국회에서 만난 그는 최근 당 지지율 정체에 대해 "지난 2~3년 사이에 우리 사회가 엄청나게 큰 변화를 겪었는데 당 구성원들이 아직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책을 두 개 맡았다. 부담 없나?

충분히 가능하다. 시간 배분의 묘를 발휘하는 게 관건이다.

■눈 여겨 보는 현안은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 해야 할 숙제를 제 때 하지 않으면 모든 부담이 미래세대에 한꺼번에 지워진다. 사전에 예방적 조치를 잘 할 수 있도록 논의를 만들어 가겠다.

성장엔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헬스케어도 눈여겨 봐야 한다. 진단-처방-치료-재활 전 단계인 사전 예방기술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수준만큼은 우리 연구자와 기업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연의 색깔이 달라진 것 같다.

선대 원장들도 모두 열심히 했다. 다만 이번에는 의제 설정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동적으로 당을 뒷받침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좌표설정을 하려 한다.

■이미지 말고 정책연구 면에서 달라진 것은?

세 가지를 준비 중이다. 먼저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록 문제다. 이미 1차 토론은 했고 2~3차 토론 준비 중이다. 질병분류까지는 모르겠으나 진단과 처방까지 고려할 경우 약물처방의 단초를 열 수 있다.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반려동물 정책도 연구에 들어갔다. 1인가구 비율이 25%를 넘어선 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합의를 이룰 정책이 필요해졌다. 연내에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주거문제를 '소유'에서 '사용'의 개념으로 접근하기 위한 정책연구도 시작했다. 뿌리깊은 자가소유 개념으로는 물량공급 중심의 공급정책과 가계대출 증가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사회적 감내수준을 넘어섰다고 본다.

■당 지지율이 다시 정체기다.

우리가 소통과 공감능력을 보강하고 더 경청하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지도부는 중도확장을 말했지만 감감무소식인데

지난 10년 또는 2~3년 사이에 우리 사회가 엄청나게 큰 변화를 겪었다. 그런데 당 구성원들은 정확하게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당에 가장 절실한 과제를 다시 정리한다면 관점의 업데이트, 감성의 습득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축적돼야 가능하다.

■선거가 내년이잖나.

그러나 이 노력을 시작도 하지 않고 단기성과를 노리면 오히려 위선적인 언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는 어떤 정책을 내놔도 공허할 것이다. 당내 설득부터 안 될 거다. 촉박한 시간이지만 선결과제를 먼저 시작하지 않고 그 다음 과제를 바로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 우리공화당과의 선거연대 얘기가 나온다.

회의적인 시각이 훨씬 많은 것 같다. 상식을 가진 유권자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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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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