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나비정원, 화랑대역엔 철도공원

4개 권역에 힐링타운 … 문화축제 확대

"천경자 박수근 그림을 노원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어요. 처음 있는 일이에요. 이은미 가수가 출연한 기념음악회에는 3000명이 몰렸지요."

오승록 서울 노원구청장은 "주민들이 '너무 행복하다'고 하니 더불어 행복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9월 15일까지 열리는 '한국 근현대 명화전'과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음악회 얘기다.

서울 노원구는 민선 7기 들어 자연과 문화를 매개로 한 힐링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오승록 구청장이 경춘선숲길 화랑대역 철도공원에서 어린이들과 만났다. 사진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가 민선 7기 들어 주민들이 집 가까운 곳에서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오승록 구청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구호 자체가 '자연과 문화가 있는 힐링도시'다.

"노원구에 복지 대상자가 많다보니 도시 전체가 그런 것처럼 착시현상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전체 인구 55만명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대상자는 5만명 가량으로 10%가 채 안됩니다."

나머지 90%까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했다. 바쁜 일상에 지치고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부족한 주민들이 잠깐이나마 쉼과 여유를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힐링'을 택했다. '서울에서 무슨 힐링이냐'는 얘기도 들었다. 더군다나 노원구는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가 80%에 달하는 '콘크리트 도시'다.

파악해보니 주민들이 주말에도 의외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 산과 바다를 찾아 떠나기에는 비용이 들고 교통정체 등을 우려해서였다. 다만 자녀가 어린 가정은 수도권 도시나 서울 다른 자치구까지 볼거리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오 구청장은 "멀리 가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찾아보니 자연이 있었다"며 "노원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집 가까운 곳에서 2~3시간 머물며 휴식할 수 있는 힐링타운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숲체험장과 청소년을 위한 '더불어 숲'이 갖춰진 중계동 불암산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나비정원이 문을 열었고 2500㎡ 철쭉동산을 조성했다. 2.3㎞ 무장애 숲길을 연장하고 족욕 등을 즐길 수 있는 산림치유센터, 노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까지 복합단지가 예정돼있다.

공릉동 경의선숲길에는 옛 화랑대역사를 활용한 철도공원이 들어서 주민들 발길이 늘고 있다. 시간박물관 기차카페 야간불빛정원이 마무리되면 지역에 또다른 명소가 될 전망이다. 상계동 수락산에는 서울지역 첫 자연휴양림인 동막골휴양림이 들어설 예정이다. 도시형 휴양림 조성을 위해 산림청과 예산논의까지 진행 중이고 월계동지역 영축산에는 무장애숲길 4.3㎞를 조성한다.

교외로 떠나기 원하는 주민들을 위해 경기도 포천시에 전용 캠핑장을 마련했고 주요 도로 가로등과 육교는 꽃으로, 27개 근린공원은 '휴(休)정원'으로 꾸몄다. 당현천 등 하천변에는 풀꽃을 심고 조명을 추가했다. 포천 캠핑장은 주말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힐링공간과 함께 문화정책을 강화했다. 지난해 가을 인근 자치구 주민까지 수천명이 몰렸던 경춘선음악회를 시작으로 태강릉문화제 등축제 미래과학축제 등 즐길거리 볼거리 '격'을 높였다.

등축제만 해도 기간을 10일로 확대했는데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니 30만명이 다녀갔다. 평균 지출금액은 5000원. 예산 2억원을 투입, 음식점 등에서 15억원을 거둬들였으니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톡톡한 셈이다. 상계8동에 사는 김춘심(65)씨는 "화랑대역 음악회 이후 경춘선숲길을 종종 이용하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축제에 대한 부모들 반응이 좋다"며 "노원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창동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 이전부지, 광운대역세권 등 굵직한 개발사업까지 마무리되면 노원구는 삶과 일이 조화로운 자족도시로 거듭난다. 오승록 구청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준비하는 동시에 주민들이 당장 삶의 변화를 느끼도록, 동네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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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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