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국회 이후 최저 … '586세대', 52% 차지

50세이상 의원 비중 82% 달해, 유권자의 두배

여성 의원 17% … 고위급 보좌진도 '남성중심'

입법부인 국회의원과 의정에 같이 참여하는 보좌진 구성이 고령, 남성으로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성별과 연령대가 입법부 운영을 주도하면서 입법과 정부 국정운영 견제에서 소수자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마다 청년, 여성 가산점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려고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선거결과 300명의 국회의원 중 30세이하가 1명, 30대가 2명으로 19세를 포함해 20~30대가 3명에 그쳤다. 전체의 1%다.

유권자수를 보면 19세가 1.6%, 20대와 30대가 각각 8.4%, 7.4%로 40세이하를 모두 합하면 17.4%에 달했다. 유권자는 20% 가까이 되는데 의원 비중은 1%에 그친 셈이다.


40대를 보면 유권자는 21.0%, 의원은 50명인 16.7%로 다소 과소대표됐다. 반면 586세대(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인 50대 국회의원은 161명으로 절반이 넘는 53.7%를 차지했다. 유권자비중 19.8%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60세 이상의 의원은 28.7%인 70명이다. 유권자비중은 23.6%다. 과대 대표된 셈이다.

50대가 가장 많이 과대대표됐고 60세이상 역시 의원비중이 유권자비중을 넘어섰다. 반면 20~40대는 의원비중이 유권자에 비해 크게 낮게 나왔다.

◆30대에 대거 입성한 586, 전체 50%이상 차지 = 2004년에 실시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40대와 50대가 유권자비중(22.8%, 13.2%)에 비해 당선된 의원 비중이 35.5%, 40.5%로 크게 높았다. 60세이상은 16.9%(유권자), 16.4%(의원)로 비중이 비슷했다. 30세이하 의원은 0명으로 22.1%의 유권자비중을 무색케했고 30대는 23명으로 7.7%을 차지했지만 유권자 비중(24.9%)에는 크게 못미쳤다.

17대 국회 이후 18대, 19대 국회에는 30세이하의 의원이 단 한명도 없었고 20대 국회에 들어서야 비례대표로 1명이 만들어졌다.

현재 586세대가 30대였던 17대엔 30대 의원이 23명으로 11대국회(1981년 선거, 25명)이후 가장 많았다. 이후 30대 국회의원은 줄기 시작했다. 18대엔 7명, 19대와 20대엔 9명, 2명에 그쳤다. 40대 역시 106명(17대)→88명→80명→50명(20대)으로 급감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과대대표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권자는 항상 여성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17대에는 50.9%였고 20대엔 50.5%였다. 그러나 여성 의원은 매년 증가세이기는 하지만 20대에 17.0%에 그쳤다. 여성 의원수는 제헌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4460명 중 163명으로 3.6%에 지나지 않았다.

여성의원수가 두 자릿수로 올라간 시점은 9대국회 10명을 빼면 16대부터였다.

16대에 16명이었던 여성의원은 17대 39명, 18대 41명, 19대 47명, 20대 51명으로 증가세는 가파르지 않았다. 이는 비례대표를 여성과 남성을 번갈아가며 배정토록 규정한 이후에도 지역구 여성의원 당선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구 당선 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20대의 경우 253명중 26명인 10.3%에 그쳤다. 지난해에 겨우 두 자릿수 비율로 올라온 셈이다.

◆남성중심의 의회 운영 = 남성중심의 의회운영은 보좌진 비중에서도 드러났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9월말현재 보좌진 2382명중 여성비율은 732명인 30.7%다. 의원실별 각각 2명씩 배정돼 있는 4급 보좌관과 5급 비서관 중에서는 여성이 각각 51명, 124명으로 8.6%, 20.6%에 그쳤다. 6급엔 26.7%인 78명의 여성이 일하고 있다. 7급엔 37.7%인 113명이 여성이다. 하위직급인 8급과 9급엔 여성비율이 절반을 넘어 각각 60.5%(179명), 62.3%(187명)에 달했다.

장경태 여당 전국청년위원장은 "청년들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려고 해도 공천이나 경선 가점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국회의원 비중이 청년들에 대해 과소대표돼 있으며 청년감수성을 갖고 청년문제 해법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중심으로 구성된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성인지 부분의 정책이나 법 개정에 소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나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여성 의원 공천을 50%이상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관련 법안을 낸 이유다.

[국회의원을 감사한다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