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10만명 동의'에서 문턱 크게 낮춰

토론장·댓글창, 검토과정에서 '제외' 결정

운영위 소위 이달 심사, 12월 1일 시행

국회의원 소개없이 전자시스템에 의해 청원을 할 수 있는 국회 전자청원 시행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 사무처는 발주한 전자청원시스템 시연회를 갖는 등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90일동안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상임위에 상정되는 방안을 포함한 국회청원심사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은 이달 중순께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1일 국회 사무처 핵심관계자는 "전날 전자청원시스템에 대한 시연회를 갖는 등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다"면서 "운영위, 본회의에서 규칙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독도아카데미 학생들, '대통령께 드리는 독도청원서' 전달식 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독도아카데미 대학생 42기 학생들이 대통령께 드리는 독도청원서 전달식 행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독도아카데미 제공


국회 운영위에 올라 있는 국회청원심사규칙안은 국회에 제출하는 청원을 의원소개 청원과 국민동의청원(전자청원)으로 구분했다. 국민동의청원을 하려면 전자청원시스템에 청원서를 등록하고 청원서가 등록일로부터 30일이내에 20명이상의 찬성을 받고 불수리사항이 아닌 것으로 결정되면 의장은 동의절차를 위해 해당청원서를 지체없이 공개토록 했다. 청원서가 공개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곧바로 국민동의청원으로 접수돼 상임위로 올라간다. 국회 사무처는 애초 9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는 방안을 포함해 입법예고를 했으나 의견을 수렴하고 내부 검토한 결과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 이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안은 청와대 국민청원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문턱이다.

청와대는 30일간 100명이상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만 공개하고 30일간 20만명이상의 동의를 받는 경우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다. 미국 백악관의 위더피플은 30일간 150명이상, 30일간 10만명 이상 동의로 백악관에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영국은 6개월간 6명이상, 6개월간 1만명이상이면 정부가 답변하고 10만명이상이면 의회에 상정된다. 독일은 4주간 5만명의 지지를 받으면 청문회를 열 수 있다.

국회 사무처 핵심관계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법적 기반이 없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국회에서 청원을 받아야 하는 게 헌법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청원자격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만 주어지면 전자청원시스템에서 본인인증을 포함한 회원가입 절차를 거친후 청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이름, 이메일주소,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청원인이 전자우편주소나 SNS를 통해 공유한 청원을 한달안에 20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전자청원시스템에 공개된다. 청원 동의는 회원가입이나 휴대폰 인증 본인확인 또는 아이핀으로 본인인증 후에 동의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청원인에게는 전자청원의 신청 및 사전지지, 전자청원 사이트 공개, 청원기간 종료때까지 각 단계별 진행상황을 문자로 받을 수 있다. 회부, 심사기간 연장, 처리결과, 정부이송, 정부 처리결과 등 전과정이 전자청원시스템으로 통지된다.

애초 계획했던 인터넷상에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방안과 댓글을 달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드는 방안은 모두 검토과정에서 삭제됐다. 국민여론 분열 등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동의청원이 실제 적용되는 과정을 봐 가면서 추가 도입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법과 청원법에 따른 불수리사항에 포함될 경우엔 국회의장의 판단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국회법은 재판간섭, 국가기관 모독, 국가기밀 사항을, 청원법은 △감사 수사 재판 행정심판 조정 중재 등 다른 법령에 의한 조사 불복 또는 구제절차가 진행중인 때 △허위의 사실로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하거나 국가기관 등을 중상모략하는 사항 △사인간의 관리관계 또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 △청원인의 성명 주소 등이 불분명하거나 청원내용이 불명확한 때 △반복청원 이중청원 등을 불수리사항으로 명시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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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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