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교육생들에게 독서 중요성 일깨워 … "부대 운영에 책을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

건강한 대한민국 청춘이라면 한번은 거쳐야 하는 곳이 군이다. 요즘 청춘들은 군에서 군사훈련을 바탕으로 체력단련을 할 뿐 아니라 책을 읽으며 지적단련도 할 수 있다. 특히 일부 부대는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마련, 독서코칭 강사와 부대원들이 함께 주제도서를 읽고 관련 내용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부대원들은 독서를 즐기고 선후임들과 보다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자발적으로 독서동아리를 결성해 '함께 책 읽는 즐거움'을 이어간다. 내일신문은 책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병영을 찾아 그 생생한 현장을 공유한다. <편집자주>

"보스와 리더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화면을 함께 보겠습니다. 화면은 보스와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스는 앉아서 지시만 하는 사람, 리더는 앞에 서서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보스는 일을 고통스럽게 만들지만 리더는 일을 재미있게 만듭니다. 보스는 겁을 주지만 리더는 희망을 줍니다. 어떤 일의 결과가 희망적이라면 사람들은 따라올 수밖에 없겠죠." 14일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군간부 인문독서강좌에서 이희영 강사는 부사관 교육생 200여명에게 '보스와 리더의 차이'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AI 시대, 리더(reader)는 리더(leader)다'이다.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다.

14일 육군부사관학교에서 군간부 인문독서강좌가 열렸다. 사진 이의종


이번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열린 군간부 인문독서강좌는 초급 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과정에 편성됐다. 독서의 중요성에서부터 독서하는 법, 군에서의 독서의 중요성 등에 대해 교육한다. 초급 하사들은 소·분대 전투 전문가로 야전에서 장교와 병사들 사이 군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이 독서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은 병영독서의 활성화에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보스 VS 리더. 사진 이의종


◆"독서 통해 넓어져야 리더" = 이 강사는 자연스럽게 이날 강의의 본론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강사는 "리더는 몸이든 마음이든 고생을 해 봐서 다른 사람의 힘들어 하는 마음을 알고 무슨 일에서든 솔선수범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를 통해 내가 넓어져야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의에서는 AI 시대를 준비하는 방법으로 창의성, 상상력의 기반이 되는 독서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AI가 일상이 된 미래를 그린 동영상을 통해 '로봇이 인간보다 단순한 작업은 더 잘 할 수 있으나 창의성, 상상력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며 '독서는 창의성, 상상력을 키우는 기반'이라는 내용이 강조됐다.

한 부사관 교육생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 이의종


이날 교육생들은 적극적으로 독서교육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미리 준비된 활동지에 저마다의 생각을 써서 공유할 때는 활발하게 손을 들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화면에 떠 있는 방의 구조를 보고 방의 주인이 누구일지 토론할 때도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교육생들은 방의 주인에 대해 "면도기가 있고 베란다에 운동기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30대 중반, 많이 바쁜 남성 직장인, 이제 배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는 직장인이 떠오른다" "옷장이 크고 냉장고가 없는 것으로 보아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는 20대 초반의 여성이라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책읽기 동기부여 = 군간부 인문독서강좌에 대해서는 담당자와 부사관 교육생 모두 긍정적이었다. 군간부 인문독서강좌 담당자인 우태식 상사는 "교육생들이 미디어 세대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해 기사를 보거나 뉴스를 보는 것은 익숙하지만 책은 멀리 한다"면서 "작가나 독서강사들이 와서 감성적으로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책 읽는 방법 등을 설명하면 교육생들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윤재열 교육생은 "리더(reader)가 리더(leader)라는 문구가 강의 내내 강조됐는데 이 문구가 인상적"이라면서 "이번 강의를 통해 군의 간부로서 앞으로 부대 운영을 할 때 책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앞으로 부대 운영을 위해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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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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