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가정의학회·대한노인병의학회 "일차의료 역할없이 통합돌봄 불가능"

정부가 지역사회통합돌봄(커뮤니티케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의사의 역할을 주치의제기반 위에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가 최근 연 2019년 하반기 제3차 워크숍에서 대한가정의학회, 한국일차보건의학회, 대한노인병의학회 등은 "지역사회에서 건강 복지 돌봄 등 여러 요구를 가진 취약계층에게 통합 연계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전문인력으로서 의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재 의료체계는 급성·중증질환 치료중심의 의료체계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대상황은 기존 의료체계로는 국민건강을 온전히 돌보는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앞으로 5∼6년 후 초고령사회(전체인구 가운데 20%가 노인인 인구구조)로 진입할 예정인 가운데, 만성질환자의 증가와 이들의 장애인화 그리고 도시산업화환경은 여러 건강악화요소를 증대시키고 있다.

◆약물 처방 위주가 아닌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 이들 의학회에 따르면, 허약노인의 건강관리를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현재의 동네의원들은 주요 처방이 약물처치 위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일상적인 영양, 운동, 심리, 예방의학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

커뮤니티케어에서는 영양부족, 주거 빈곤 노인의 경우 영양 주거복지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건강 유지나 개선을 바라기는 어렵다. 단순히 약물로 통합건강관리를 할 수 없는 셈이다.

건강취약계층이 사회에서 비약적으로 증가하기에 사전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약물의 장기복용으로 의약품의 안전 복용이 중요한데, 약사들의 약품 복용 상담을 의사가 연계해 줄 필요가 있다.

의료와 사회서비스를 연계하는 복잡한 업무에 일반 단과 전문의가 이 업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건강관리 능력과 여러 분야와의 연계를 안내할 수 있는 훈련을 받은 주치의가 필요하다. 이들에 의해 일차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

일차의료는 건강증진, 예방관리, 치료 및 재활 보건의료서비스가 통합 제공하는 것으로, 지역주민이 건강관련 문의나 의뢰를 처음으로 하는 곳이며, 중증 등 질환에 대해 상급의료기관으로 의뢰·회송업무를 한다.

◆검사 검진 약물복용 부작용관리, 효율성도 높여 = 이들 학회는 커뮤니티케어에서 의사의 역할을 주치의 기반 위에 둔다.

주치의인 의사는 주민들이 처음 방문했을 때, 방문자나 그 가족의 건강 상태를 설문하고 상담, 진찰을 통해 기록하며, 환자관리의 기초를 만든다.

연령별 성별 필요한 건강관리 내용을 안내하고 해당 교육을 진행한다. 첫 방문때 이뤄지기도 하나 진료가 필요할 때 정해서 진행하게 된다.

주민들이 질병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처하며, 질병 발생시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질병의 예방관리를 위해 돌봄, 복지 등 사회서비스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 이를 연계, 의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3차 의료기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의뢰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상담받고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게 되며, 자신을 잘 아는 의사가 진행하므로 환자맞춤형 검진이 이뤄져 검진이 낭비되지 않는 효율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소아와 성인에 대한 예방접종서비스를 제공한다.

필요한 경우 의사나 간호사의 방문이 이뤄질 수 있으며, 지역의 공공의료기관과 협조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효율적이다.

건강상 문제 상담을 할 수도 있고, 간단한 질환의 경우에는 동네의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화 상담은 상담매뉴얼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며, 내용에 따라서는 간호사 상담과 의사 상담으로 구분된다.

앞으로 전국 시군구 읍면동단위로 커뮤니티케어가 진행될 것으로 고려하면, 주치의 역할을 할 인력양성이 시급히 준비되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의대에서, 단기적으로 일반의 전문의들이 일차의료교육을 받고 현장 활동이 시작돼야 한다.

한편 지역에서 주치의제도의 실현은 의사 한명이 아닌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팀으로 구성돼 지역민들에게 일차의료를 제공될것으로 보인다.

임종한 한국일차보건의료학회 회장(인하대 교수)은 "지역주민들이 동네의원을 일회성으로 이용하거나 자의적으로 의료쇼핑하는 경향마저 있어, 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주치의제적인 기반에 보건의료가 지역사회통합돌봄에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케어체계가 구축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에서 보건의료의 역할" 연재기사]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