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배당투자 수단으로 공모리츠 활성화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내년 더욱 증가 전망

부동산펀드가 100조원을 돌파하며 주식형 펀드 금액을 크게 앞섰다. 올해 증시에서는 주식보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풍이 더욱 거세게 분 결과다.

경기불안과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주식투자 비중이 줄어들고 안전자산인 채권과 대체투자 자산인 부동산의 투자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배당투자 수단으로 상장리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투자 규제로 인해 부동산 펀드와 공모리츠에 대한 투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주식보다 부동산 =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펀드는 이달 11일 기준 100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말보다 30% 가까이 증가했다. 2016년 말 47조1620억원보다는 2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펀드 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부동산펀드 규모는 15% 비중으로 채권(19%), 단기금융(18%) 다음이며 주식(12%)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주식은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7년부터 대내외 경기불안과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비중이 줄어들었다"며 "반면 안전자산인 채권과 대체자산인 부동산의 투자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해외지역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펀드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4년부터 시작된 부동산펀드는 초기에는 국내투자가 해외투자가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7년부터 해외투자가 국내투자 비중을 역전했다. 공모펀드 또한 국내보다 해외지역에 투자한 사례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해외 부동산펀드 중 실물투자는 56%, 대출과 재간접이 각각 32%와 12%를 차지했다. 특히 대출펀드가 최근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물투자는 대부분 오피스 위주이며, 호텔, 물류 순이다. 리테일은 점차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50% 이상이 미국이고,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영향으로 비중이 감소하고 있으며, 반대급부로 독일, 프랑스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향후 해외 부동산펀드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의 경우 국내 부동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유럽투자의 경우에는 수익률은 국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낮은 대출금리로 투자할 수 있어 국내 투자보다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 싱가폴 등은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 환 변동성으로 인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또 유럽은 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 부담의 증가로 인해 투자가 제한적일 수 있다.

◆뜨거운 공모리츠 상장 열기 = 올해는 저금리 추세와 증시 부진 속에 안정적인 배당투자 수단인상장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올해 상장된 롯데리츠·NH프라임리츠 공모에 12조5109억원의 일반투자자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롯데리츠는 63.28:1, NH프라임리츠는 317.62: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7개 상장리츠의 올해 일평균거래대금이 약 64억원으로 작년보다 4배 가량 급증하는 등 리츠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11월 이후의 일평균거래대금은 약 175억을 기록해 10월말 롯데리츠 상장을 계기로 투자 열기가 급증했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빌딩, 토지 등 부동산이나 부동산과 관련된 수익증권, 채권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이다.

앞으로도 리츠시장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부동산 투자 불확실성 확대되면서 유망한 대안 투자처로 리츠(REITs)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향후 리츠 등 부동산 간접투자 공모시장에 투자자들이 더욱 관심을 가질 때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큰 실물 부동산보다 유동성이 확보된 리츠나 글로벌 자산 등 다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 내년에는 신규 사장 공모 리츠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매입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193개를 담은 공모 리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주유소 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지난 20일 국토교통부에 영업인가를 신청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백화점, 마트 등 리테일이나 오피스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는 많지만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는 처음이다. 통상 심사기간이 한 달 가량 걸리는 만큼 내년 1월에는 리츠 영업인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서울 광교센트럴푸르지오시티 상업시설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공모 리츠를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공모 리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았고, 현재 국토부에 리츠 영업인가를 신청해 둔 상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내년 상반기에만 공모리츠 3개를 출시할 전망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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