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수도권·호남·진보층 투표에 적극

노령층·TK·보수층 소극적, 영향 '촉각'

4.15 총선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가진 유권자가 9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의향만으로 보면 역대총선보다 투표율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지만, 일각에서는 여야가 자초한 정치불신 때문에 오히려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또 20대·수도권·호남·진보층에서는 투표에 적극적인 반면 노령층·TK·보수층에서는 덜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실제 총선결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총선 앞으로 100일 남았어요' | 5일 대구시 서구 중리동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21대 국회의원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것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총선은 6일이면 D-100일이 된다. 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이 지난달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3면 '어떻게 조사했나' 참조)에서 '총선에서 투표할 생각이냐'고 묻자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은 91.7%에 달했다.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답은 7.8%에 그쳤다.

투표의향이 실제 투표율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투표의향층은 87.2%에 달했지만 실제 투표율은 54.2%에 그쳤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실시한 조사에서 투표의향층은 88.7%였지만 실제 투표율은 58.0%에 머물렀다. 투표의향보다 실제 투표율은 현격하게 낮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내일신문-디오피니언 조사에서 투표의향층이 90%대에 달했더라도 실제 투표율이 얼마를 기록할지는 총선까지 남은 기간동안 여야가 지지층을 얼마나 결집시킬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야 모두에게 실망한 정치불신층이 급격하게 늘어난 상태다. 이대로라면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한국당 영남권 중진의원)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연령과 지역, 이념층에서 투표의향이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나 주목된다. 20대 투표의향층은 평균을 웃도는 94.8%였다. 서울(96.1%) 경기·인천(93.1%) 광주·전라(96.6%)에서도 평균치를 넘어섰다. 진보층(95.9%)도 투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결과대로라면 20대와 수도권, 호남권, 진보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진보진영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선보다 투표율이 낮기 마련인 총선에서는 '지지층을 얼마나 더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가에 승패가 달렸다'는 게 검증된 격언으로 통한다.

반면 60세이상(90.8%)과 대구·경북(81.4%), 보수층(91.6%)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노령층과 대구·경북, 보수층을 핵심지지층으로 삼고 있는 보수야권에게는 '우울한 소식'일 수 있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들수록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수야권이 총선까지 남은 기간동안 핵심지지층에게 승리의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여부가 또다른 변수로 등장한 모습이다.


[어떻게 조사했나]
1. 조사의뢰자 : 내일신문
2. 조사기관·단체명 : 디오피니언
3. 조사지역 : 전국 17개 시도
4. 조사일시 : 2019년 12월 21일∼22일
5. 조사대상 : 만 19세 이상 남녀
6. 조사방법 : RDD방식의 유선번호(31.6%)와 휴대전화(68.4%) 전화면접조사
7. 표본의 크기 : 1005명
8. 피조사자 선정 방법 :
유선전화번호(전국 5361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2,800개 랜덤 생성하여 무작위 추출
휴대전화번호(총 8085개 국번별 0001∼9999까지 총 100,000개 랜덤 생성하여 무작위 추출
9. 응답률 : 13.7%
10. 가중값 산출 및 적용방법 : 2019년 1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른 성, 연령, 지역별 가중치 부여 (림가중)
11. 표본오차 : ±3.1%p (95% 신뢰수준)
12. 질문내용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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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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