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지침 전혀 없다"

메시지 내용·시점 '갑자기'

신간 통해 3대 비전 제시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지만 복귀 시점, 복귀이후의 행보, 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철수계 측근들마저 "지침이 없다"고 했다. 조직재건활동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선언 이후 1주일이상 지나자 복귀 시점을 '19일 이전' '설 이전'으로 잡는 추측이 난무하고 복귀 이후의 행보도 '보수통합에 참여한다'거나 '창당한다', '일단 바른미래당에 결합한다'는 등 백가쟁명식으로 나올 뿐이다.

10일 안철수계의 모 의원은 "안 대표로부터 어떤 지침을 받지 못했다"면서 "시중에 나도는 복귀시점이나 방향은 전혀 알지 못하고 전달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은 안 대표가 알고 있다"면서 "우리들은 안 대표의 말을 들어봐야 한다. 본인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첫 복귀메시지를 자신의 SNS(사회네트워크관계망)를 통해 제시한 데 이어 7일에는 당원들을 상대로 한 신년메시지, 9일에는 안철수계에 대한 복귀메시지를 제시한 바 있다. 세 번의 메시지에서 '특별함'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게 안철수계의 반응이다.

안 전 대표의 세 차례 메시지는 '반성'과 '비판' 그리고 '대안과 다짐'으로 나눠진다. 가장 관심은 앞으로의 발걸음을 예측케 할 수 있는 메시지이다.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정치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한 이후 나온 결단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고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며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을 주문했다.

이어 △미래지향적이고 통합적인 정치리더십의 교체 △이념과 진영의 정치패러다임을 실용정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전면적인 정치권 세대교체를 정치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안 전 대표가 수없이 얘기한 '중도개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눈에 띄는 대목은 '6년 전'과 다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6년 전'에는 '국민들의 부름'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6년전 정치의 부름에 응했던) 그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포에 설치돼 있는 안철수계 사무실에서는 각종 예측을 해명하는 데 여념이 없다. 언론의 반응과 전망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복귀시점, 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 출마설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거나 '정해진 게 없다'는 반박 입장을 내놓았다.

모 안철수계 의원은 "안 대표의 복귀에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고 복귀 메시지 뿐만 아니라 신년메시지도 갑자기 나왔다"면서 "현재 안 대표는 특별한 메시지 없이 자신이 곧 정당인만큼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모 측근은 "안철수계가 1년이상 안 대표를 기다리고 준비해왔지만 어떤 메시지도 받지 못했고 창당이나 복귀나 지침이 있어야 움직이거나 조직재건활동을 할텐데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존의 안철수계가 아닌 비선을 통해 복귀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온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복귀메시지를 내놓은 직후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권한대행은 문자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설 연휴 직전인 20일부터 신간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를 판매할 예정이다.

출판사에서는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3가지 비전으로 행복한 국민, 공정한 사회, 일하는 정치를 꼽으면서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 사회통합 국민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와 함께 국가비전에 대한 신간이 출간되면서 한국에서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요 포커스 연재 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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