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주재로 대학 관계자 의견 수렴 … 어린이집·유치원·초·중·고도 휴업 잇달아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기로 했다. 중국출신 유학생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일부 대학은 자체적으로 개강을 연기했으며 졸업식과 입학식도 취소·연기할 움직임을 보인다.

'신종코로나'로 대학 줄줄이 개강 연기│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한 4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언어교육원에 사회통합프로그램(KIIP) 개강 연기 안내문이 붙어있다. 학부 중국인 유학생만 1200여명에 달하는 건국대는 방학 중 국내로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기숙사 전체 5개 동 가운데 1개 동을 별도로 배정했다. 또 중국인 입학예정자가 한국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3월까지 한국 비자를 못 받으면 6개월 입학 유예를 임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일 오후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 협의회'를 열고 대학별 개강 연기, 학사일정 운영, 온라인 수업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교육부는 춘절연휴와 방학기간 고향을 방문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개학을 앞두고 대거 입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 신종 코로나 확산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어 개강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교육부 판단이다. 다만 교육부는 각 대학이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개강 연기 여부와 기간을 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 권고에 앞서 일부 대학은 자체적으로 개강 연기를 확정하고 있다. 먼저 단국·서강·서울시립·중앙대는 2주일, 경희대는 1주일 개강을 미루기로 했다. 개강뿐 아니라 입학식과 졸업식 일정도 변경하는 대학도 있다. 고려·명지·숭실·홍익대 등은 졸업식을 연기한다. 단국대는 졸업·입학식은 물론 각종 신·편입생 프로그램과 교원연수도 전면 취소했다. 중앙대는 졸업식을 8월에 열리는 하계 졸업식과 통합하고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은 취소했다. 성공회대는졸업·입학식, 학부·대학원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했다. 동덕여대의 경우 졸업식을 취소하고 입학식 취소 여부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에서 입국하지 못하는 유학생에게 대학이 온라인강의를 제공하는 등의 규제 완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유 부총리는 회의에서 대학 측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대학과 달리 초·중·고등학교는 3월 1일 정상적으로 개학할 전망이다. 중국과 교류가 많은 대학과 달리 초·중·고는 중국 출신이거나 중국을 다녀온 학생·교직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 교육부 판단이다. 현재 단계에서는 3월 개학 연기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또 2월 중 며칠 남아있는 초·중·고교의 2019학년도 수업 일수 일부를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의 학교, 2·3차 감염 지역 및 능동감시 대상자가 발생한 지역의 학교, 확진자 이동 동선에 따라 지역 감염이 우려되는 학교 등은 교육 당국과 협의를 거쳐 휴업할 수 있다. 중국인 학생과 최근 중국을 다녀온 학생이 모두 합쳐 전체 학생의 30% 이상인 학교도 휴업할 수 있다.

특히 교육부는 휴업하는 학교는 저소득층 학생 급식 지원, 방과후 학교 및 돌봄교실 운영, 수업 결손 보충계획 수립 등을 철저히 해달라고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4일 오후 현재 신종 코로나 관련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업한 학교는 372개교다. 이는 전날 484개교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98, 전북 144, 서울 16, 강원 10, 충남 4곳이다. 학교급별로는 유치원이 267곳으로 가장 많고 초등학교가 59곳, 중학교 23곳, 고등학교 22곳 순이다. 특수학교는 전북에서 1곳이 휴업 중이다. 또 유치원·초·중·고교 학생과 교직원 '무증상 자율격리자'는 14명으로 전날에 비해 증가하지 않았다. 학생이 11명 교원이 3명이다.

전국 유치원·초·중·고교와 특수학교 2만466곳 중 1만270개교(50.2%)가 현재 교육과정을 운영중이다. 학사종료 학교는 8308개교(40.6%)이며 방학이나 휴업중인 학교는 1888개교(9.2%)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4일 신종 코로나 관련 어린이집 일시폐쇄 및 휴원 기준을 공개했다. 일시폐쇄는 아동·종사자가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 확진 판정일로부터 14일간, 접촉자인 경우 접촉일 이후 최종 등원일로부터 14일간 시설을 닫는 것을 말한다. 또 휴원이란 아동·종사자의 동거 가족이 환자 접촉자일 때 최종 등원일로부터 14일간 어린이집 운영을 중단하거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내 확진자·접촉자 발생 규모 등을 고려해 재량껏 운영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휴원할 때는 긴급한 보육수요를 고려해 당번교사를 통해 긴급보육은 해야 한다.

일시폐쇄·휴원 중에 접촉자가 바이러스 검사에서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어린이집을 다시 운영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16번 확진환자의 자녀가 다닌 어린이집과 접촉의심자의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등 광주시 광산구 소재 4개 어린이집은 휴원명령을 내렸고 소독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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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김아영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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