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 확진환자 6일간 동선 '깜깜이'

오빠·딸까지 감염, 전남도 비상

21세기병원 의료진·환자 '음성'

광주 16번 환자가 무안공항에 입국한 지난달 19일부터 감염증상이 나타난 25일까지 동선이 밝혀지지 않아 괴담과 유언비어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자료에서 16번 환자의 동선을 비교적 상세하게 발표했다. 본부에 따르면 16번 환자는 지난 1월 25일 자가용을 이용해 전남 나주 소재 친정집을 방문한 뒤 저녁 8시쯤 귀가했다. 다음날인 26일에는 종일 자택에 머물렀다. 발열증상이 나타난 1월 27일부터 양성판정이 나온 2월 4일까지는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을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격리 생활시설로 옮겨가는 21세기병원 환자 | 국내 16·1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광주 21세기병원에서 5일 광주소방학교에 마련된 격리 생활 시설로 옮겨가는 입원환자가 보건소 구급차에 오르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하지만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는 무안공항에 들어온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동선과 접촉자에 대해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16번 환자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선과 접촉자 수를 특정하기 어렵다면 추가 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광주지역은 괴담과 유언비어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16번 환자의 자택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16번 환자가 A마트에 근무했다' 'B지구 사우나를 자주 이용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져 해당 업체 이용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6번 환자 오빠가 근무지에서 자주 다니는 아웃렛과 영화관, 음식점 등 동선이 입소문으로 퍼지고 있다. 16번 환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 학원 등에 관한 괴담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민들은 "광주시가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역학 조사관 8명이 어제 내려와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며 "하루 이틀 안에 동선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입원한 광주21세기병원의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이 병원의 의료진·간호사·직원 70명, 환자 70명까지 총 140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4일 1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당시 이 병원에서 머문 사람들이다. 확진 판정이 나오자 이 병원은 곧바로 출입이 통제되고 이들은 모두 격리됐다.

한편 16번 환자와 같은 층에 있던 25명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병원에 그대로 격리하고 있다. 33명은 저위험군으로 분류돼 광주소방학교 생활관으로 옮겨졌고 나머지는 자가 격리자(능동 대상 감시자)로 분류해 지속해서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잠복기인 14일이 지날 때까지 격리된다.

시는 전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6번 환자의 접촉자 306명의 명단을 받아 해당 자치구로 보내고 상태 확인에 들어갔다. 자치구별로 접촉자의 소재와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관리'에 들어갔다. 질본은 16번 환자를 역학 조사해 입원한 광주21세기병원 272명, 내원한 전남대병원 19명, 가족·친지 15명을 접촉자로 확인했다. 또 16번 환자와 같이 입원했다가 감염된 딸(18번 환자)의 이동 경로를 추가로 파악해 접촉자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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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택 기자 durum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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