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라 골드 훈련 불참 고심 … 한미연합훈련에도 영향 미칠 듯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이 군의 각종 훈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와의 연합훈련 등은 '신종 코로나' 확산 추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당장 오는 25일부터 내달 6일까지 태국에서 진행할 예정인 다국적군의 연합상륙훈련인 '코브라 골드훈련'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지난해 초 '2019 코브라골드' 연합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병대 수색대 장병들이 태국 핫야오 해안에서 상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해군본부 제공


코브라 골드 훈련은 1982년부터 미국 태평양사령부(현 인도태평양사령부)와 태국군 주도로 매년 실시해왔고, 한국군은 2010년부터 참가해 올해로 10번째 참가를 앞둔 상태다.

지난해 2월에도 해병대 수색소대급 병력 20여명이 참여했고, 올해는 그 규모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었다. 함정 등 해군 전력이 포함된 대대급 병력과 상륙돌격장갑차 8대 등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군 당국은 훈련불참이나 규모 축소 등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

군 당국은 상륙함(LST) 1척에 400여명의 병력과 장비를 태워 15일쯤 출항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유동적이다. 특히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집단생활을 하는 군함의 특성상 일단 한 번 발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가 동남아로 확산되는 상황이고, 특히 훈련지인 태국은 9일 현재 확진자가 32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상황이다. 인접 국가 싱가포르는 확진자가 40명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 태국 역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와 훈련의 연기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는 9개 나라의 다국적군이 참여할 예정인데 훈련을 주도하는 미군과 태국군 당국의 최종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방부와 군당국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가며 이번 주 초에 훈련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불참이 결정되면 '신종 코로나'를 이유로 연합훈련에 불참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에 앞서 공군은 1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싱가포르 에어쇼 2020' 불참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는 별개로 올해 상반기에 예정돼 있는 한미연합훈련도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주 일본 언론에서는 한미 군 당국이 신종 코로나로 인해 3월초로 예정돼 있는 '동맹연습' 연기를 조율 중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연기를 검토한 바 없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규모가)조정된 훈련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부인했지만 이 역시 유동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뿐 아니라 북미대화와 남북관계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위기 확산" 연재기사]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