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급상황 고려, 전문의료용 방역물품부터

자매도시와 동포 거주도시, 교민 등 우선 배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1차 중국 지원 의료물품을 11일 발송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내는 1차 물품은 의료용 방역물품들이다. 시는 국내 방역물품 수급상황을 고려해 우선 의료용품을 보낸 뒤 순차적으로 마스크 등 일반시민용 물품을 보낼 예정이다. 이날 보내는 의료용 방역물품은 모두 6억원 상당이다. 의료용 보호복 1000개, 의료용 고글 500개, 의료용 안면구 90개 등이다. 특히 환자의 증상 발현을 감지할 수 있는 열화상 카메라 30대가 포함됐다. 지원 대상 도시는 서울시 자매도시(베이징시), 8개 우호도시(충칭시 등),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북3성이다.

또 최근 서울시를 방문한 '중국한국인협회 연합회' 의 요청을 반영해 어려움을 겪는 중국 내 교민들에게도 방역물품 지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중국 의료물품 지원을 시작한다. 1차로 의료용 보호복 1000개, 의료용 고글 500개, 의료용 안면구 90개, 휴대용 열화상카메라 30대 등 6억원 상당 물품을 11일 발송한다. 사진 서울시 제공


구체적 지원물품과 규모는 중국 각 도시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 해당 도시가 필요로 하고 서울시민 필요량 수급에 문제가 적은 의료용 물품부터 우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원물품은 11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12일 중국 각 도시에 도착한다. 시는 중국 국민들이 빠른 시일 내에 난관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응원한다는 의미로 "이웃간에 함께 도와 어려움을 이겨냅시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지원 물품에 붙였다.

시는 이번 지원을 통해 중국과 우호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지난 2015년 서울시가 메르스 사태로 관광객 감소 등 위기를 맞았을 때 다양한 지원을 한 바 있다. 5월에는 서울시에 특사를 파견했고 8월엔 박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관광홍보대표단이 베이징시를 방문했을 때 야외 관광마케팅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할 수 있게 지원했다.

한편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10일부터 감염증 자가격리자를 위한 임시생활시설로 쓰인다. 23번 확진자와 접촉한 7명의 중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1명이 첫 입소 대상이다. 시 관계자는 "25개 자치구 보건소를 통해 파악한 결과 자가격리자 중 '시설보호'가 필요한 격리자 8명을 1차 선정, 오늘부터 서울시 인재개발원 생활관에 입소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 7명은 확진자와 한 숙소를 썼던 밀접접촉자로 현재 자가격리중이다. 23번 확진자와 숙박을 함께 하는 등 국내 관광에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국인 1명은 개인사정상 시설격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선정됐다. 인재개발원 등 시설 입소자는 접촉일로부터 14일간 임의퇴소가 불가하고 격리시설 객실 내로 동선이 제한된다. 1일 2~3회 발열체크를 통해 증상유무를 관리받게 된다. 증상이 발생하면 입소 전에 관리하던 보건소로 이송한 뒤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 등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 격리시설에는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해 상태를 감시하고 유사시 지정병원 이송 등 필요조치를 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자가격리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이며 사정상 공공시설 이용이 필요한 자에 한해 일정기간 입소하는 것"이라며 "지역사회 확산가능성이 매우 낮고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자가격리자 중 혼자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보호자가 없는 경우 또는 가족간 전염 우려가 있는 사람 등에 대해 시설격리를 지원키로 하고 서울시 인재개발원 생활관 1개동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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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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