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등 지난해 줄줄이 적자 … 신종 코로나로 올해도 먹구름

예상대로였다. 지난해 국적 항공사 실적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항공사마다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하고 있다. 일본반대운동, 미중무역갈등에 홍콩시위사태가 실적악화를 거들었다. 올해는 더 암울하다. 연초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11일 지난해 329억원의 영업손실(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당기순이익도 -34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제주항공은 공급과잉에 따라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일본불매운동, 홍콩시위 등으로 단거리 여행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일본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홍콩시위 등이 겹쳐 여행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항공사들도 저조하긴 마찬가지였다. 티웨이항공은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8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었으나 이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그나마 타 항공사에 비해 손실액이 적다는 것으로 위안삼고 있다.

진에어도 불황여파를 비켜가지 못했다. 지난해 49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 적자전환했다. 특히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경영제재까지 받고 있다. 신규노선 취항과 부정기편 운항 등에서의 제한이 1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진에어는 지난해 하반기에 국제선 노선점유율에서 티웨이항공에 저비용항공사(LCC) 2위자리를 내줬다.

실적악화는 LCC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형항공사(FSC)도 된서리를 맞았다. 대한항공은 지난주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2909억원이라고 공시했다.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대비 56.4% 감소했다. 절반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5708억원으로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발표를 준비중인 항공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공사 시름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올해도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에상돼 업계가 더욱 우울하다. 신종 코로나는 사스(2003년)나 메르스(2015년) 사태 때보다 더 크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10일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과거 메르스때 항공수요를 회복하는데 6개월 이상 걸렸다”며 “이번에는 시장상황이 더 엄중해 회복시기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스사태 때는 발병이후 4개월 만에 항공여객수요가 약 8.4%, 메르스의 경우엔 한달 만에 12.1% 줄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는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여객이 31.5%나 감소했다. 현재 한중 항공노선 운항편수는 평소대비 약 70% 줄어든 상황이다. LCC의 경우 항공권 환불이 급증함에 따라 유동성 부담마저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항공업계 지원책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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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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