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식재료 수급 불안

국내산 대체로 가격 상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식자재 유통업체와 대기업 식품업체 재료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외식업체들은 고객 발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식자재 수급마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급식·식자재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진출한 급식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있다. 급식·식자재 업체 중 중국에 진출한 곳은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이다.

중국에 18개의 단체 급식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는 CJ프레시웨이는 "현재 가동 중인 사업장이 절반도 안 된다"며 "현지에서는 방역 위생 등에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4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아워홈도 "우한과 인접한 곳은 없지만, 중국 정부 지침에 따라 휴업하거나 축소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로 들어오는 식자재 수급도 원할하지 않다.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상당수 식당에서는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식자재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해 오는 김치 물량이 줄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재고 물량을 소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박 모씨는 "중국산 식재료에 대해 손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 김치 등을 국내산으로 바꿨다"며 "중국산 김치 가격(10㎏)은 1만원 안팎인데 반해 국내산은 2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국내 가정간편식을 제조 판매하는 대기업 식품업계도 식자재 공급이 불안정해 걱정이 쌓이고 있다. 부재료와 소스 등은 중국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할 경우 원가 부담도 따른다.

국내 가정간편식 국·탕·찌개류와 반찬·분식·안주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및 고추장 양념은 대부분 중국산이다. 제품에 따라 마늘과 대파, 양파 등도 중국산을 사용하기도 한다. 편의점 도시락 역시 제품에 따라 중국산 고춧가루와 마늘, 청양고추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간편식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원부재료를 중국 현지에서 직접 구매해오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다.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등 주요 업체는 아직까지 구매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급 차질을 예상해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산 부재료 구매에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가능한 식자재를 평소보다 더 많이 구매하는 방식으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국산으로 대체 가능한 것들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며 "국산 대체가 어려울 때에는 중국산과 혼합해 사용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업체들도 대체 공급처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대상 관계자는 "물량을 최대한 많이 들여오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구매팀에서 국산을 포함해 다른 공급처는 계속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도 대체 업체를 찾아보고 있다.

고추장과 고추 떡 등 중국산 식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떡볶이나 매운탕 등 찌게 관련 제품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제품군은 대부분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산 고춧가루와 떡 혼합양념 등을 사용하고 있다.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중국산 고춧가루는 1㎏당 1만2900원인 반면 국내산 고춧가루 소비자가격은 2만9900원으로 2배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고춧가루나 고추양념의 경우 대체 공급처가 동남아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다"며 "외국산 대체가 여의치 않으면 국내산을 쓸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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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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