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자체들, 코로나 후유증 극복 팔 걷어

박원순도 동참, 불안해소·상권회복 '총력'

서울 지자체들이 신종 코로나 후유증 극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 밥을 먹고 손님이 끊긴 지역상권 살리기에 나서는 등 일상 회복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서울 서초구 직원들은 서초동 ㄱ감자탕집을 매일 이용하고 있다. 이곳은 8번째 확진자가 들렀던 곳으로 동선 공개 후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7일 조은희 구청장이 다녀간데 이어 10일부터는 직원들이 요일별로 조를 짜서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평소 400여명이 이용하는 구내식당 휴무일을 월 1회에서 4회로 늘렸다. 직원들이 구청 밖 식당을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다. 양천구는 하루 700명이 넘게 이용하는 구내식당을 일주일간 닫는다. 오는 14일까지 지역상생 주간을 정해 주변 식당을 집중 이용키로 했다. 이참에 상생의 날을 정해 일주일에 한번씩 구내식당 문을 닫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박원순 시장이 11일 확진자가 다녀간 서초구 소재 감자탕집을 찾아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19번째 확진자가 자가격리 전 들렀던 ㄴ칼국수집을 지난 10일 방문했다. 직원 20명과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것이다. 박 구청장은 칼국수집에 이어 확진자가 들른 빵집과 치킨집을 연달아 방문, 70만원 상당의 빵과 닭을 직원 간식용으로 구매했다. 박 구청장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 뿐 아니라 일대까지 철저히 소독해 오히려 더 안전하다"며 지역상권 이용을 호소했다.

박원순 시장도 일상 회복 캠페인에 발벗고 나섰다. 방역을 마친 공간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며 확진자가 들른 식당을 직접 찾았다. 11일 서초동 ㄱ감자탕집을 방문해 점심식사를 한 박 시장은 "이미 보건소에서 여러차례 소독과 방역을 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안전하다고 확인해줬으니 시민 여러분은 안심하고 찾아가도 된다. 맛과 안전은 내가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식당 방문 뒤 박 시장은 자신의 SNS에 인증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며 일상을 회복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음식점은 확진자가 다녀간 곳으로 알려진 뒤 손님이 1/3로 줄어 매출이 급감한 상태"라며 "과도한 불안과 공포, 그로인한 오해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또다른 피해로 이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역과 안전대책은 정부와 서울시가 차질없이 할테니 국민들은 일상에 집중하고 평소처럼 맛집도 찾아가고 시장도 가고 쇼핑도 다니며 경제활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방역이 완료되고 안전이 확인된 곳을 일종의 '클린존'으로 표시해 불안감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낙인 효과로 신음하는 지역상권 회복과 함께 소상공인 긴급 지원에 나섰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상공인에게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것. 성동구는 10일 상반기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 65억원을 조기 지원한다고 밝혔다. 2% 저리에 4년간 최대 2억원까지 빌려준다. 광진구는 중소기업육성기금 36억원을 마련해 업체당 3억원까지 연 1.5% 금리로 빌려준다. 영등포구는 중소기업육성기금을 기존 25억원에서 35억원까지 늘려 업체당 3억원 이내, 연 1.8% 저금리로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확진자 동선 상점들이 조기에 정상화하려면 정보의 투명 공개, 지자체의 신속한 협력이 관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 ㄱ감자탕의 경우 해당 음식점 사장의 동의하에 CCTV를 확인해 식당명과 위치, 조치사항 등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구 방역단은 지속적인 방역을 실시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식당 사장님이 주민들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식당명이 공개되면 손님이 끊길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며 "서초구 직원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따뜻한 방문 릴레이를 펼쳐 점주의 용기에 힘을 보태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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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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