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 배포

외부 거주자 모니터링 계획도 마련

항공편 감축으로 입국 시기 유동적

방학과 춘제에 맞춰 고향을 방문했던 중국출신 유학생들의 대거 입국을 앞두고 교육부가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정부 가이드 라인을 기다리던 대학들도 개학연기, 격리시설 확보 등 대책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학들은 한정된 기숙사 공간 문제로 자취방 등 외부에서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야 하는 유학생 관리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대학 내 중국인 임시 격리 공간│11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생활관(기숙사)에 입국한 중국 유학생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잠복기인 14일동안 격리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단국대는 죽전·천안캠퍼스 생활관 2개 동 528개실을 격리시설로 활용한다. 학교 측은 개강 일정(3월 16일)을 고려해 이달 24~26일까지 생활관에 입소할 것을 학생들에게 개별 통보했다. 기숙사에 격리된 유학생에게는 1인 1실과 도시락이 제공된다. 특히 단국대는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출신을 위한 별도 생활관도 지정해 유학생간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내국인 생활관 입사생들은 전문기관의 생활관 방역이 종료되는 3월 14일부터 입사한다.

특히 단국대는 생활관 격리조치에 앞서 개인 생활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유학생들에게 사안의 중대성과 시급성을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다. 또 자가격리 기간 중 느낄 공포심이나 심리적 불안을 줄이기 위해 △총장·지도교수·재학생 릴레이 응원 전화와 문자 발송 △다양한 대학생활 팁을 담은 영상 제공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해 학교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유학생에 대해서도 1일 2회 유선 확인 등 철저한 모니터링을 계획하고 있다.

김수복 총장은 "대규모 유학생 입국에 앞서 3월 16일 개강시점까지 특정 지역 유학생을 배척하지 않고 내외국인 재학생과 전 구성원의 차별없는 고통분담과 안전조치를 위해 매일 현황을 점검하며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대의 경우 기숙사 가용시설을 최대한 활용한 '3단계 안정화 대책'을 마련했다. 1단계는 격리시설에서 2주 동안 안정화 조치를 거친다. 2단계,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다고 확인된 유학생들은 2차로 별도시설에서 수업과 일상생활을 시작한다. 3단계, 최종 안전 확인단계를 거친 후 일반 학생들과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기숙사에 입사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호남대는 기숙사 중 상대적으로 외부와 접촉이 덜한 동을 격리시설로 지정했다. 특히 안정화 기간 2주를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각 대학들에 따르면 한국 내 확진환자 발생, 항공편 감축 등으로 입국시기를 조정하거나 휴학을 고려하는 유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호남대 관계자는 "최근 일부 유학생들의 휴학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항공사들의 항공편 감축으로 비행기표를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원인"이라며 "휴학 등 새로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상황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2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을 각 대학에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각 대학은 개강을 연기하고 수업 일수를 감축하더라도 1학점당 최소 이수시간을 15시간으로 규정한 현행 법령은 준수해야 한다. 개강을 연기한 대학들은 주중 아침·야간 시간대나 주말·공휴일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보강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온라인수업(원격수업)이나 집중이수제 활용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온라인수업 학점 수가 2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규제를 이번 학기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에 있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중국에서 입국하지 못한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강의 영상을 받아 수업을 듣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또한 교육부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수업에 빠지는 학생에 대해서는 출석을 최대한 인정해주라고 대학에 권고했다. 대부분 대학이 금지하는 신입생·편입생의 첫 학기 휴학도 코로나19 관련 사유에 한해서 허용된다. 특히 중국에서 입국하지 못하거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학생이 생긴다면 이런 경우에는 휴학 기간이나 횟수 제한도 풀어주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위기 확산" 연재기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