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코로나 대응, 민생회복에 무게추

서울시, 확진자 동선 검사 후 클린존

경남도, 행사 재검토·화훼농가 전폭 지원

"이들은 모든 걸 닦는다. 심지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까지."

미국 ABC 기자가 지난 9일 인천공항에 들어오면서 찍은 영상에서 한 말이다. 공항 미화원이 무빙워크 손잡이를 청소하는 모습을 촬영하며 한국의 감염병 대응 체계를 칭찬한 영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이 민생 회복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없고 퇴원자가 늘어나는 등 확산세는 주춤한 반면 지역경제는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12일 열린 코로나19 대책회의 중 클린존 스티커를 보여주며 클린존(방역안심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코로나 안심지도를 만든다. 불안감 때문에 방문을 꺼리고 이로인한 후속 피해가 큰 확진자 동선을 집중 방역·검사키로 했다. 시에 따르면 확진자 3명이 거쳐간 서울시 이동 경로는 대중교통 16곳, 음식점 19곳, 숙박업소 4곳, 대형마트 4곳, 편의점 9곳, 약국·교회 등 기타 장소가 13곳 등이다. 지하철 대합실, 승강장, 전동차 객실, 백화점, 교회 등 확진자 동선의 다양한 표면에서 검체를 확보, 바이러스 존재 유무를 확인한다. 확실한 안전을 위해 공기 중 시료도 검사한다. 공기를 통한 에어로졸(공기 중 고체입자 또는 액체 방울로 감염되는 현상) 감염 우려도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박원순 시장은 12일 열린 대책회의에서 "급속한 확산세는 일단 진정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민생이라는 또다른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것은 일상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클린존 스티커를 실제 업소 공간에 붙여드리고 인터넷에서 제공할 안심 지도에도 붙여 드릴 것"이라며 "막연한 불안감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코로나 안심지도에 공공시설 상당수도 포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안심지도에 포함할 장소들은 추가 소독 및 바이러스 검사가 진행된다. 서울시 내 문화시설 700여개, 장애인·어르신 등 복지시설 5000여개, 숙박업소 2000여개 등이며 이중 확진자 동선과 인접한 곳, 주요 시설 등은 클린존 지정을 준비한다.

경남도는 12일 시·군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연기했던 행사 개최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도민 생활과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며 "도민이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방역체계를 강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시·군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도는 졸업식·입학식 취소로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 지난주부터 진행한 꽃다발 보내기를 계속하는 한편 부서별 꽃구매를 확대한다. 김경수 지사도 13일 창원시 죽동리 화훼농가를 찾아 거래중단 상황을 점검하고 농가 돕기에 주민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이같은 흐름은 정부여당의 대응 기류 전환과 맥이 닿아있다. 문재인대통령은 12일 남대문시장을 방문, 과도한 불안을 떨쳐내고 일상 경제활동에 활발하게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지나친 경제활동 위축은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당도 가세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이 내수 대책을 수립할 골든타임"이라며 "주말을 기점으로 방역당국을 제외한 모든 정부 부처가 내수 대책 수립에 집중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과 동일한 28명이다. 이중 1·2·4·11번에 환자에 이어 3·8·17번 환자가 한꺼번에 퇴원하면서 퇴원자는 총 7명, 확진 관리자는 21명으로 줄었다. 확진자를 제외한 의심환자는 지난달 3일 이후 12일까지 5046명이지만 이 가운데 405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992명은 검사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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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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