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 '언택트소비' 생활반경 좁아 '홈이코노미' 유행

모바일커머스 OTT 홈트레이딩 아이돌보미소개 등 활황

집에서 상품 주문은 기본. 운동도 집 안에서 한다. 영화도 집에서 본다. 앱을 깔고 아이돌보미(베이비시터)를 집으로 부른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

코로나19가 소비·생활 지형을 바꿔 놓을 판이다.

한 공무원이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임시 휴원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생활반경이 좁아지면서 외부 소비 활동을 대체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뜨고 있다.

'홈코노미' '언택트 소비'가 전염병처럼 유행할 조짐이다.

홈코노미는 집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를 합성한 단어다.

언택트 소비는 소비자와 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키오스크(무인종합정보안내시스템)나 식권 자판기 등을 통한 서비스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금융사의 간편결제 앱을 활용하는 등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

2003년 사스 창궐 시기 중국에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고속 성장 시기에 진입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수치가 말하는 코로나19 '특수' = '쿠팡'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 하루동안 330만개 상품을 출고했다. 역대 최대치다.

코로나19가 국내외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한 시점과 일치한다. 지난해 1월 일 평균 출고량 170만건의 2배에 가깝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일평균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 늘었다. 주문량도 67%나 급증했다.

이 뿐아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주요 마트 앱 사용량도 늘었다.

이마트몰과 롯데마트몰 앱 사용자는 전주 대비 각각 21%, 10% 증가했다. SSG앱 16%, 위메프 13%씩 사용자가 각각 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점 대신 집에서 인터넷쇼핑을 한 사람들이 더 늘었단 얘기다.

영화 사정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특수였다.

불특정 다수가 밀집하는 극장 대신 OTT (Over The Top) 서비스가 각광을 받았다.

영화추천 사이트 왓챠플레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이달 1~2일 역대 최고치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스카이라이프 역시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 이후 2일까지 VOD 매출이 전년 동기 72% 증가했다.

감염 우려로 운동을 집에서 하려는 사람도 최근 늘었다. 여러 사람 체액이 곳곳에 묻어 있는 밀폐된 헬스장을 피하려는 이들이 많다. 안전하게 집에서 운동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셈이다. 실제 온라인 PT(피지컬트레이닝) '마이다노'의 경우 설 연휴 전후로 2월 클래스 수강 신청이 급증해 사상 처음 월 수강생 1만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수강 문의 역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전보다 일 평균 20% 가량 늘었다. 마이다노는 홈트레이닝과 온라인 개인 트레이닝을 접목한 국내 최초의 스마트폰 앱 기반 다이어트 코칭 서비스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경기도 일부 도시의 경우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임시 휴원에 들어가면서 아이들돌보미 소개 앱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소개 플랫폼 '맘시터'의 경우 지난달 마지막 주 고객 접속이 전주 대비 70% 가량 증가했다. 임시 휴원에 따른 가정 내 돌봄 수요가 커지며 고객 유입이 늘었다. 역시 코로나19 여파다.

["'신종 코로나' 위기 확산" 연재기사]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