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소개·시범주행 방송

시청자 채팅 통한 소통도

판매 연결효과는 미지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마비된 중국에서 자동차 관련업체들이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온라인 방송을 활용한 자동차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13일 "현재의 특수한 상황에 대응해 일부 유명 브랜드 자동차 회사와 딜러들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온라인 생방송, 가상현실(VR)를 통한 자동차 탐색 등의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춘제(설명절) 연휴를 일주일 이상 연장한 후 이번주에는 많은 기업들이 업무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전염 상황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오프라인 거래에 의존하는 많은 업종은 실제로 업무가 제대로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자동차 판매도 그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전자상거래가 발달하면서 '자동차 판매 생방송'의 개념이 등장했지만, 자동차가 빠르게 소비되는 상품이 아니고 값도 비싸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실시간 방송 판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온라인 마케팅에서 생방송 판매는 가장 흔한 방식이 됐다. 테슬라, 웨이라이, 샤오펑, BMW, 아우디, 창안 등의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테스트 팀을 만들었으며 '생방송으로 차를 팔 수 있을까'에서 '어떻게 방송할까'로 관심이 옮겨갔다.

테슬라가 진행했던 방송에서는 '모델3의 오디오는 무슨 브랜드인가' '자동차 금융도 가능한가' '어디서 시운전을 할 수 있나'와 같은 시청자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자동차 업체와 딜러들이 하는 생방송은 다른 플랫폼에서 하는 생방송과 큰 차이가 없다. 모두 자신이 잘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테슬라 온라인 방송 중 한 판매 담당 임원은 테슬라와 자신의 테슬라 경험을 소개한 뒤 시청자의 질문에 답했다.

이 신문이 더우인(틱톡), 콰이쇼우, 톈마오(티몰) 등 여러 온라인 방송 플랫폼에서 확인한 결과 자동차 판매 방송을 하는 이들은 자동차 딜러로,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전시 차량을 소개한다. 어떤 경우에는 시운전 등을 하며 차량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생방송으로 차를 파는 것이 올해 새롭게 나온 개념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1000곳이 넘는 자동차 대리점에서 2000여명의 딜러가 타오바오 방송에 나와 온라인 자동차 판매를 시도한 바 있다.

그 전에는 자동차 브랜드 보그바르트가 배우 레이쟈인, 온라인 유명 수공예 예술가, 전자상거래 방송 진행자 천졔 키키를 모아 생방송을 한차례 진행했는데 1600대가 넘는 주문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에 앞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가 메인 진행자 웨이야를 동원한 자동차 판매 방송에서 약 19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자동차 대리점 딜러들이 했던 실시간 판매 방송의 전체 효과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까지의 전적을 보면 생방송 자동차 판매 실적이 좋게 나온 경우는 주로 전문 진행자나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있을 때였다.

자동차 산업 컨설팅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한 인사는 "현재 생방송 판매의 주요 방식은 제조사나 대리점이 인플루언서와 협력하는 것"이라며,"인플루언서도 일정 정도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주기 때문에 이것은 본질적으로 마케팅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생방송 자동차 판매 역시 마케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많은 브랜드가 마케팅의 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일회성 방송으로 그치지 않도록 유명 인사에 기대지 않고 자체 자원을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마케팅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실제 판매로 연결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앞선 언급한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 생방송이) 브랜드를 더 잘 이해시키고 관심을 유지시키는 데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판매에 익숙한 업계 관계자들은 "생방송으로는 차를 팔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한 관계자는 배우 레이쟈인이 온라인 방송 플랫폼 '콰이쇼우'에서 보그바르트를 팔았던 방송을 예로 들면서 주문 예약이 1600대를 넘었지만 이 주문이 오로지 생방송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거래 성사는 사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이 생방송 전에 하루 무료 시운전 이벤트가 있었다"면서 "또 이날 주문을 하면 휴대폰 선물도 제공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 접속자를 실제 주문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콰이쇼우의 자동차 소개 진행자 '둘째형의 자동차 평가'는 첫 공동구매에서 288대(생방송 6회)를 팔았다. 그는 "생방송으로 차를 파는 데는 허들이 있고, 신뢰가 기본이며, 초기부터 계속 축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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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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