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 당초 우려보다 더 '심각'

대중수출·부품수급 비중 높은 업종 충격 불가피

중국 후베이성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규 확진자 수 증감에 따라 금융시장이 등락하는 모습이다. 감염병 확산에 대한 경계가 계속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측면에서는 이제부터 코로나19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미칠 충격은 당초 우려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한국 경제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감염병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향 수출비중이 높은 중간재 업종인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급이 필요하거나 중국 소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 화장품 등 국내 주요 산업에 다양한 형태의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와 기업실적 부진 등이 배경이다. 미국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0.4% 하락하며 사흘째 지속되던 최고가 랠리를 멈췄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스톡스 600 지수는 0.2% 떨어졌다. 일본 니케이지수, 중국 상하이 지수, 홍콩 항셍지수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상승 출발했다가 반락해 5.42p(0.24%) 내린 2232.96으로 마감했다. 14일 오전 9시 1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2225.81로 전일대비 7.15p(0.32%)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또한 686.89로 전일대비 0.72p(0.10%) 떨어져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출발, 오전 9시 34분 현재 전일보다 2.2원 오른 달러당 1185.0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전일보다 1.2원 오른 달러당 1184.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우려 재부상에 따른 위험선호 심리 둔화를 반영해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일 오전 코로나19의 확진 범위에 갑자기 임상 진단 병례를 추가하면서 하루 만에 전국 31개성에서 확진자가 1만5152명, 사망자가 254명 늘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6만명 수준으로 급증했고, 사망자는 1300명을 넘었다. 그동안 신규 확진자 수치에 제외했던 발병지 후베이성의 임상 진단 병례 1만3332명을 새로 넣으면서 확진자 수가 많이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확진자 수치에서 제외했던 후베이성의 임상 진단 병례를 확진자로 포함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코로나-19 환자의 급격한 증가는 감염기준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확진자 분류 방식의 변화가 있었을 뿐 코로나19 확산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에서 발표하는 코로나19 관련 통계에 대한 시장 불신은 심화하는 양상이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정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보여주는 지표도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중국의 1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18%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세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코로나-19 영향을 상쇄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에 한층 중대한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S&P 기준 중국신용등급은 A+, 전망은 안정적인데 향후 신용등급에 마이너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른 한국 경제 상황도 문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이달 10일까지의 일평균 수출이 감소 전환(-3.2%, 1월 일평균 수출 4.8%)하는 등 이미 중국발 수요·공급 타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연휴 연장과 조업 중단 등으로 여타 지역에 비해 대중국 수출이 부진했다.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관계 및 인적교류 상태를 감안할 때, 국내 다수 산업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

안 연구원은 "대외적으로는 다음 주부터 발표되는 2월 기업 센티먼트 지표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미국주요 지역 연방은행의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는데, 과거 감염병 확산 시기와 마찬가지로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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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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