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특히 환자가 확진 판정 전 동네의원 두 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접촉자 파악과 이들에 대한 격리 조치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관리망 밖 환자 발생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우려와 함께 동네의원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동네의원이 코로나19 확산과 차단을 가를 주요 저지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국 통제망 밖에서 발생한 29번 환자가 동네의원을 들른 것이 계기다. 이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동일 일자 방문 환자 등에 대한 파악과 격리가 시급해졌다. 다른 동네의원들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 감염이 확정됐다고 볼 순 없지만 관리망 밖 새 유형 환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동네의원 정보를 신속히 공개하고 대응해야 한다"며 "그동안 투명한 공개정보로 사태를 잘 이끌어온 보건당국이 자칫하면 한번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9번 환자가 확진 전 동네의원을 방문했고 환자의 아내가 30번째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시민들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동네의원은 또다른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와 함께 독감이 유행 중이다. 감기 증상으로 동네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까지 병원들에선 해외 여행 이력이 없으면 감기 증상이 있어도 선별 진료소로 환자를 보내지 않는다. 29번 환자가 대표 사례다. 증상을 보인다고 해서 일반 감기 환자를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할 수도 없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동네의원이 지역사회 감염의 주요 저지선으로 부상했다"며 "동네의원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보건당국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감염경로와 감염원을 확인할 수 없는 첫 환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당국은 서둘러 접촉자 파악과 격리에 들어갔다. 29번 환자를 검사한 고대안암병원 응급병동은 폐쇄됐고 접촉 의심이 가는 의료진은 전원 격리됐다.

서울시와 보건당국은 이들 동네의원과 노인회관 '접촉자' 파악에 착수했다. 병원 측 협조를 받아 당일 방문한 환자와 연락을 취하고 이상 증상 발현 시 검사를 권유한다. 서울시 다중이용시설동선추적반이 추적 조사의 중심 역할을 맡았다. 병원 이용 환자는 차트를 활용해 진료 일자와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환자와 동행한 보호자 또는 진료를 받지 않고 돌아간 불특정 방문자다. 시 관계자는 "보호자는 차트에 기록이 남지 않아 환자가 직접 확인해주거나 CCTV를 통해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불특정 방문자가 나타나면 접촉자 명단 파악에 허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접촉 이력이 파악된 이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간 안에 선별진료소 등을 방문해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현재 서울시 추적반은 민생사법경찰단과 질병관리과 직원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역학조사관(4명)이 이들과 함께 추적 조사를 전담한다.

두 병원에 CCTV가 설치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감염 형태가 전혀 다른 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긴장 태세로 돌입했다"면서 "우한 경유 외국인 입국자 조사 당시처럼 접촉자 파악과 관리에 만전을 기해 지역사회 전파를 조기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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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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