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보건소·교회·호텔 폐쇄

경북에도 자가격리자 속출

추가 확진환자 무더기 발생

코로나19 31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데다 31번과 연관된 환자가 11명이나 더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 말고도 대구·경북에서 2명의 확진자가 더 발생했다. 이틀 새 확진자가 14명이나 발생하면서 대구·경북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1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31번 확진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장기간 광범위하게 활동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부터 일상생활이 정상화될 기미를 보이던 대구·경북 지역은 다시 비상상황으로 돌변했다.

대구서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 경대병원 응급실 폐쇄 |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이나 발생한 가운데 19일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대구 연합뉴스


31번 확진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다음날인 18일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 연기됐으며 정상 공급되던 마스크도 다시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31번 환자가 17일 격리조치 되기 이전에 다녀간 병원 보건소 교회 호텔 등이 폐쇄됐으며 밀접접촉자들도 무더기로 자가격리 됐다. 31번 환자는 오한과 발열증상으로 병원 측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했지만 무시하고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각종 시설을 잇달아 방문, 접촉자 확인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31번 접촉자 확인, 시간 걸릴듯 = 31번 환자는 1월 29일 직장인 C클럽 서울 강남구 본사를 방문했고 지난 6일과 7일 2차례 방동구 뷰티크시티테라스 오피스텔 201호 C클럽에 출근했다. 6일밤 교통사고를 당해 7일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밤늦게 4인실에 입원했다. 그후 9일과 15일, 16일 등 모두 3차례 외출했다. 일요일인 9일과 16일에는 남구 신천지대구교회에서 2시간 예배에 참석했고 15일에는 지인과 동구 퀸벨호텔 뷔페식당에서 지인과 점심식사를 했다.

이 환자는 진료와 입원 중 오한과 발열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고 10일에는 체온이 38.8도까지 올랐으나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 환자는 15일 새로난병원의 검사에서 폐렴소견이 나왔는데도 이틀간 호텔교회에 방문한 후 17일 오후에야 병원의 권고로 수성구보건소를 찾아 폐렴 증상을 호소해 처음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후 대구보건환경연구원과 질병관리본부의 검사에서 18일 31번 확진자로 판정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병원관리 전문팀 포함 14명으로 구성된 즉각 현장 대응팀을 대구에 급파해 대구시와 자치구 방역담당자들과 세밀한 역학 조사를 실시 중이다.

18일 오전 질병관리본부의 31번 확진자 발표후 대구와 경북도는 초긴장국면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100병상 규모의 새로난병원, 수성구보건소, 신천지대구교회, 퀸벨호텔, 동구 C클럽 사무소 등이 폐쇄됐다.

새로난병원에는 산부인과와 신협, 약국 등이 있다. 이 병원 입원 환자 33명은 이날 오후 대구의료원과 다른 병원으로 분산이동됐다. 이날 폐쇄된 대구 남구 신천지대구교회는 10층 건물로 일요일엔 1~4층을 예배장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교 12지파는 공지문을 통해 18일 대구교회를 폐쇄하고 방역중이며 당분간 온라인과 가정예배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질본과 대구시는 31번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따라 접촉자를 확인 중이다.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수성구보건소 소속 의사(3명), 간호사(2명), 공익근무요원(1명), 민원실 관계자(5명)와 밀접접촉자인 가족(2명), 직장동료(4명), 지인(4명), 택시기사(5명) 등을 자가격리 중이다. 현재까지 특별한 의심증상은 없는 상태이고 가족인 남편과 아들은 음성으로 판정났다.

◆계명대병원 환자들 응급실 격리치료 = 의심환자의 검사의뢰도 속출했다. 달서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응급실에도 의심환자가 입원한 후 음압병동에 격리된 후 응급실이 잠정 폐쇄됐다.

37세 여성인 의심환자는 17일 오후 10시쯤 고열과 폐렴 의심 증세를 보여 수성구 천주성삼병원을 거쳐 동산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동산병원에서 검체를 채취해 달서구보건소와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낸 결과 양성으로 판정났다.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오전 최종 검사 결과를 밝힐 방침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기존 환자 50명을 응급실에 격리 치료 중이며, 직원 수십명도 귀가 금지 조치했다.

경북대 병원에도 1~2명이 의심환자가 역학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새벽 안동병원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해 경북도도 긴장했다. 경북 의성군에서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숨진 87세 여성 환자는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났다.

새로난병원 간호사 자녀가 다닌 유치원도 휴원조치됐다.

31번 환자의 아들인 A씨가 근무하는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부품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A씨가 음성으로 판정났지만 이 업체는 공장 전체에 대한 방역조치를 하고 A씨과 같은 라인 근무자의 출근을 정지시켰다.

31번 확진자와 15일 같은 시간대에 퀸벨호텔에서 식사를 한 경북도 공무원 1명과 청도·고령군 주민 100여명도 보건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를 권고받았다.

대구시는 21일부터 예정된 대구시민의 날 행사를 비롯 공공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민간행사에 대해서도 취소를 권고키로 했다. 다음달 8일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예정된 케이팝 슈퍼콘서트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날 공연에는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그룹 10개팀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 행사를 대구경북 관광의 해, 2021년 가스총회 등과 연계해 홍보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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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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