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해외 교민서비스 … "토종 플랫폼 지키려는 노력 있어야"

"유튜브가 가장 무서운 경쟁자다. 시청자의 시간을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가장 큰 경쟁자가 누군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국내 영상콘텐츠 시장에서 무섭게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유튜브의 위세가 이 대표의 답변에서도 확인됐다.

콘덴츠웨이브는 지난해 9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각자 운영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푹'과 '옥수수'를 통합해 출범시킨 회사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 이태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국내 영상콘넨츠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콘텐츠웨이브 제공


이 대표는 국내 콘텐츠 업체들이 협력해 유튜브에 맞설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과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질 좋은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콘텐츠 제작사나 전문가들이 품질 좋은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종이신문들이 인터넷 포털에 콘텐츠를 헐값에 내준 것과 같은 일이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형 콘텐츠 제작사들은 해외 거대 OTT에 맞설 수 있는 토종 플랫폼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웨이브 출범 5개월에 대해 '성공적인 시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매출과 가입자 확대 측면에서 처음 계획했던 수준을 이뤄냈고, 방송과 통신의 시너지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주주사인 지상파방송사와 콘텐츠 공급사인 종합편성채널(종편)이 공급한 콘텐츠가 너무 좋았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는 웨이브가 지난해 시작한 5G서비스를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도 콘텐츠 제작사와 통신사의 협업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미국 이통사 T모바일은 40달러 이상 요금제에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버라이즌은 무제한 모바일 요금제 가입자에게 디즈니플러스를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태현 대표는 회사 출범 시 밝힌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콘텐츠웨이브는 출범 후 재무적투자자를 통해 2000억원의 콘텐츠 제작 펀드를 마련했고, 지난해 KBS 드라마 녹두전에 96억원을 우선 투자했다. 올해도 지상파 3사와 각각 한두편의 드라마 제작지원을 협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MBC와 영화감독조합이 기획한 드라마 'SF8' 투자를 결정했다, 지상파 편성보다 한달 정도 앞서 웨이브에서 감독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웨이브만을 위한 본격적인 콘텐츠 투자는 유료 가입자 규모가 400만~500만명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질적 성장이 필요한 시점에 독자적인 콘텐츠 제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협력에 대한 의지도 나타냈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 OTT가 성공하려면 영어권을 제외하고는 로컬 콘텐츠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즈니플러스 등과의 제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제휴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웨이브는 지난해 국내 이용자들이 해외출장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웨이브고'서비스를 동남아 7개국(싱가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라오스 태국)에서 시작했다. 현재 하루평균 1만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아시아지역 교민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 본격적인 진출은 2023년 이후로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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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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