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부목사 확진, 교역자 80명 검사 '집단감염' 우려

은평성모병원 관련 확진자 5명 잇달아 … '병원감염' 번질라

서울시 코로나19 대응에 비상등이 커졌다. 은평성모병원과 명성교회 등 초대형 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다. 두 곳은 병원감염, 집단감염 등 감염병 확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곳이다.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초대형교회 명성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 부목사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경북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인은 아니지만 이 부목사의 지인 선교사 자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부목사는 지난 14일 경북 청도의 대남병원 농협 장례식장에서 열린 명성교회 신도 가족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지인 자녀는 해외 거주자로 일시 귀국해 부목사 집에 머물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각각 도봉구 한일병원과 동작구 중앙대학교병원에 이송돼 격리 치료 중이다.

서울 강동구는 명성교회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부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 교회 교역자 등 1차 접촉자 348명이 26일부터 검사를 받게된다. 사진 강동구 제공


명성교회는 출석교인 8만명, 평소 주일예배에 6만명이 참석하는 초대형교회다. 부목사는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확진 판정 전까지 교역자 80여명 등 2000여명과 함께 예배를 했다. 교회와 접촉자 크기를 감안하면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강동구는 비상이 걸렸다. 기존 2명 외에 추가 2인 확진자가 나오면서 즉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명성교회에 대한 현장대책반을 구성했다. 보건소 앞에 설치하던 선별진료소를 교회 앞에 임시로 설치하기로 했다. 검사 대상자의 이동 경로를 최소화해 주민 감염 우려를 줄이고 교인이 중심인 코로나19 검사도 신속하게 실시하기 위해서다.

교회에 차려진 현장 임시 선별진료소는 구가 명성교회에서 1차 접촉자로 파악한 348명 명단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1차 접촉자 외에도 감염우려가 있는 명단을 전수 조사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다.

구는 이밖에 검사대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 강동경희대병원과 강동성심병원에도 선별진료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명성교회가 집단감염 우려 사례라면 서울의 대표적 병원감염 우려 지대는 은평성모병원이다. 25일 기준 은평성모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으로 늘면서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응급실 이송요원에서 시작, 입원 환자 가족, 중국 국적 간병인에 이어 환자 보호자까지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송요원은 2주간 300여명을 이송했고 22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22일 확진을 받은 환자는 기저질환인 폐렴으로 입원 중이었다. 재활병원에 근무하는 5번째 확진자는 성모병원 방문 이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타 지역 확진자 중 은평성모병원을 다녀간 사람도 나타났다. 종로구에서 확진받은 627번 환자는 은평성모병원과 약국 등을 다녀갔다. 구는 이 환자를 포함, 확진자들 동선이 확인되는 대로 공개 예정이다. 은평성모병원 사례가 우려되는 것은 병원 관련자 중 최초 확진자인 이송요원이 접촉한 이들이 수백명에 이르고 입원 환자, 보호자, 간병인 등 다양한 유형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은평성모병원 환자 502명 전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이송요원인 첫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모두 305명이며 이중 현재까지 병원에 남아 관리받는 사람은 74명이다. 305명 중 131명은 타 자치구 거주자로 나타났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22일부터 응급실과 외래진료를 잠정 ?쇄했다. 서울시는 확산우려가 없다고 안심될 때까지 계속 병원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기존보다 한층 강화된 도심집회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종전엔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서울광장과 주변 차도와 인도만 금지 대상이었지만 앞으론 서울역광장에서 도심 광장으로 이러지는 도로와 인도, 신문로 및 주변 인도, 종로1가 도로, 총리공관까지 도로 등 서울 내 주요 집회·시위 장소 상당수가 금지 구역이 됐다.

["'신종 코로나' 위기 확산" 연재기사]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