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단·출입 통제, 교인 2000명 검사

신천지 서울교인 전수조사 '속전속결'

서울시가 확진자가 발생한 강동구 명성교회를 폐쇄한다. 예배는 물론 모든 출입이 통제된다. 신천지 서울교인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이 뚫리면 대한민국이 뚫린다"며 고강도 확산방지책을 꺼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와 지역사회 확산 예방을 위해 명성교회에 폐쇄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서울시 직원이 신천지 시설에 폐쇄 조치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 등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취합, 서울 소재 신천지 시설 263곳을 파악했고 이중 188곳에 대해 강제폐쇄와 방역을 실시했다. 사진 서울시 제공


교회가 폐쇄되면 온라인을 제외한 모든 예배가 중단된다. 출입도 금지돼 당분간 교회 건물 안에서는 일체의 교인 간 접촉이 차단된다. 폐쇄명령과 함께 확진자인 이 교회 부목사와 함께 예배한 2000여명 교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현재 교회 앞에는 강동구에서 마련한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시는 기존 선별진료소 외에 교인들을 신속하게 검사하기 위한 공간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27일 신천지 교인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도 속전속결로 마무리지을 태세다. 박 시장은 26일 밤 올린 SNS 글에서 "사안이 엄중하고 다급한 만큼 하루 안에 전수조사를 끝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대 1 전화상담을 진행, 증상여부와 고위험군 해당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시는 신속한 전수조사를 위해 각 자치구별로 100여명 규모 전담조사반을 구성했다. 2만8300명 명단을 거주지별로 분류해 자치구로 배분하면 자치구 조사반이 연락을 취한다. 조사에 불응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주소지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펼치는 등 강도높은 2차 조사도 예정돼 있다.

박 시장이 초대형 교회인 명성교회 건물 폐쇄, 신천지 서울교인 전수조사 하루에 완료 등 고강도 확산 방지책을 꺼내든 이유는 서울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병원 내 감염 우려가 큰 은평성모병원에선 27일 병원과 연관된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은평구 진관동 일가족 3명, 갈현동 요양보호사 1명이다. 일가족 확진자는 은평성모병원에 지난 6~14일 입원했던 83세 여성, 그의 배우자인 85세 남성, 이들의 며느리로 시어머니를 간병한 47세 여성이다. 요양보호사는 이 가족의 가정을 매일 방문해 85세 남성에게 요양서비스를 제공했다.

은평성모병원 관련 확진자는 타 자치구에서도 나왔다. 26일 양천구에서 첫 발생한 확진자는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집단감염 우려는 명성교회에서만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교인이 1만명에 달하는 강남구 소재 소망교회에서도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왔다. 이 환자는 이번 달에 두차례, 일요일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환자는 교회 찬양팀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접촉자가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확진자 및 검사 대상자 증가에 대비 선별진료소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검사 대상자가 자신의 차 안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형 진료소, 이동식 선별진료소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선별진료소 검사 역량 강화를 위해 임상병리사도 투입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가 질병관리본부와 제보자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서울에는 신천지 관련 시설이 263곳이 있다. 시는 이중 188곳은 강제 폐쇄와 방역을 마쳤고 나머지 66곳은 계속 조사를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탐문조사를 벌여도 시설 확인이 어려운 부분도 있어 오늘부터 서울 전 지역에서 신천지 관련 집회를 전면 금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하는 것이고 위반 시 300만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현장 확인과 제보자 조사 등을 위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과 함께 합동점검반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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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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