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상황 끌려다니며 7번 지침 변경

시, 병원치료 고집하다 치료센터 수용

대구에서만 병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가 1700여명에 이르고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도 자가 대기 중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확진자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다시 개정해 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기존 확진자의 병원입원 치료지침은 환자 중증도 분류에 따라 병원입원과 집단격리치료로 바뀌게 됐다. 이번이 7번째 지침 개정이다. 보건당국의 확진자 관리지침은 1인 1실 음압병실 입원을 다인 1실 기준으로 바꾸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를 중심으로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함에 따라 수차례 바뀌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 코로나19 대응 특별대책 발표 | 권영진 대구시장이 1일 오후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제공


대구시와 보건복지부는 병실확보에 대한 대책으로 확진자의 일반수용시설 격리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해왔다. 복지부는 일반수용시설에서도 가능하다는 검토를 해야한다는 입장이었고 대구시는 수용시설에서 불의의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모든 환자에게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대본은 1일 확진자 증가에 따른 병상확보난으로 입원대기 중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중증도 이상의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하고, 경증환자는 의료지원이 가능한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치료 하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중중도 분류는 맥박 수축기혈압 호흡수 체온 의식수준 등에 따라 점수로 산정해 4점 이하는 저위험군, 5점 이상은 중등도위험군, 7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나눴다.

중대본은 국가운영시설 또는 숙박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2일부터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를 지역사회에서 격리해 치료하게 된다.

중대본의 변경된 지침은 주로 병실과 의료진 부족이 심각한 대구에 적용될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일 밤 "이번 지침개정으로 중증환자들은 지역의 상급 병원과 전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현재 자가에서 입원대기 중인 경증환자들은 지역사회로부터 격리되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지원단'을 구성해 체계적인 환자 분류, 환자 이송, 입원대기환자 관리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단은 대구시 행안부 복지부 국방부 환경부 소방청 경찰청 6개 기관 5개반 80여명 구성됐다.

대구시는 2일부터 동구 혁신도시에 있는 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을 첫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경북대병원이 관리하기로 하고 의료장비를 갖춰 자가에서 입원대기 중인 환자를 조기에 이송한다. 중앙교육연수원의 수용시설은 226실이나 대구시는 우선 160실 정도를 사용한다.

이 생활치료센터에는 24시간 의료진과 지원인력이 상주해 의료지원에서부터 심리지원 생활지원 방역 등의 밀착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시는 중증환자에 대해서도 우선 지역 내 병상을 신속히 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른 지역 전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전원지원상황실에서 병상 배정을 총괄하여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가격리 중인 확진환자의 생활치료센터 이송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했다.

대구시 실무 관계자는 다만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확진자 관리방안 지침을 완화시켜 관리해도 되는 지에 대해 대구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는 10일만인 지난달 27일 1017명으로 늘어났고 1일 오후 4시 현재에는 2705명에 달했다. 확진환자가 대구에서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자가에서 격리 중인 확진자는 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1661명이나 됐다.

또 2일 오전 9시 현재 대구시에서만 집에서 병원 입원을 기다리다 사망하거나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1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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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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