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피해 더 가시화될 듯 … 자동차·디스플레이 악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이 사상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 2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으나 3월 이후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한 89억달러에 그쳤다"면서 "특히 일평균 수출은 21.1% 급감했다"고 1일 밝혔다.


미국 9.9%, 아세안 7.5%, 중남미 11.3%, 독립국가연합 12.2%, 인도 14.7% 등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모두 증가한 점과 대비된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중국 수출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설 연휴인 춘제(春節) 기간이 연장되면서 성·시별 조업이 제한됐고 가동률이 떨어져 실질적인 조업일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31개 지방정부 중 23개는 2월 10일부터 조업재개에 들어갔고, 후베이성(우한시)은 3월 11일부터 공장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조업재개가 10일 늦어진 23개 성·시 수출비중은 우리나라 전체 대중 수출의 92.4%(2018년 기준)를 차지한다.

품목별로는 중국내 부품 또는 모듈공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자동차 수출과 디스플레이 수출이 각각 16.6%, 21.8% 하락했다.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각각 0.9%, 9.7% 줄었다.

이들 품목의 대중국 수출만 살펴보면 디스플레이(-42.0%), 자동차(-36.3%), 석유화학(-36.2%), 차부품(-35.0%), 석유제품(-15.4%), 일반기계(-9.5%) 등 감소율을 보였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까지 고려할 때 코로나19의 영향은 사스 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부는 신규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2월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이번에 반등한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경제 비중은 2003년 사스발생시 4.3%였으나 2018년 15.9%로 11.6%p 증가했다. 중국의 전자·통신장비 수출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기간 12.3%에서 31.6%로 두배 이상 커졌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362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1%에 달했으나, 올 1~2월 171억달러에 그쳐 비중이 22.2%로 하락했다.

한편 우리나라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증가한 41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12월부터 내리 하락세를 걷던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등했다.

품목별로는 20개 주요 품목 중 14개가 증가했다.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와 D램 고정가격 상승에 힘입어 9.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15개월만에 상승했다.

하지만 2월 수출이 증가로 돌아선 것은 전년과 달리 설 연휴가 없어 조업일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했다.

수입은 1.4% 늘어난 37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41억2000만달러로 9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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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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