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립 포항의료원 퇴직간호사 오보에 '허탈'

"전국적으로 감염확산이 우려되는 비상사태에 마치 코로나가 무서워 도망가듯 사표를 낸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정말 억울하고 허탈합니다. 지난해 말이나 1월 초 퇴직해야 했는데 간호사가 부족해 신입 간호사들이 배출되는 2월 말까지 연장 근무를 했을 뿐입니다."

경북도립 포항의료원 간호사로 일하다 2월 말 퇴직한 A(27)간호사는 "개인 계획이나 사정을 양보해 2개월동안 더 일하고 나온 것을 마치 코로나19 감염과 격무를 피해 도망나온 것처럼 일부 언론이 보도해 한숨이 나왔다"고 말했다.

A씨는 "같은 시기에 퇴직한 동료 16명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으로,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힘들어 그만둔 직원은 임신한 직원을 포함 3명정도, 4명은 이미 이직이 예정돼 있었고 나머지는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기 위해 1월 초에 그만두기로 한 간호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자 개인사정이 있는데도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한 1월에는 감염확진자치료에 대비해 점검과 대기하는 정도였고 경북에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19일부터 병원도 비상이 걸리긴 했으나 이번에 퇴직한 간호사들은 연차가 짧아 대부분 일반병동에 근무해 견디기 힘들 정도의 격무에 시달린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음압병동과 격리병동 등 코로나19 치료현장에는 간호부장을 포함 주로 수간호사급 이상 고참 간호사들만 10여명 투입됐고 나머지 간호사들은 일반병동의 업무공백을 추가로 부담하는 정도여서 격무나 감염 두려움 때문에 퇴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초보 간호사들은 경력을 쌓기 위해 연단위로 그만두기 때문에 주로 1월 초에 많이 퇴직한다"며 "이번에는 코로나19 등의 특수요인이 있어 신규 간호사들이 졸업과 함께 충원되는 3월 초까지 퇴직을 미뤄왔고 퇴직할 때도 언니와 동료들이 걱정돼 미안한 마음으로 떠났다"고 강조했다. A씨는 "여러가지 서운한 점도 많지만 포항의료원 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간호사들이 힘들고 지쳐있는데 본의아니게 분란을 조장하고 국민들에게 오해와 불안감을 조성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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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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