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위기아동 보호해야" … 중소기업·대학생도 자발적 기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계 각층에서 힘을 모으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물론 개인들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대구지역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배를 곯을까 엄마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대학생들도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섰다.

◆취약계층 감염예방에 보탬되길 = 정치하는엄마들은 8일까지 대구지역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기금모금 중이다. 대구지역 지역아동센터들이 일제히 휴원하면서 행여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결식을 하거나 감염위험에 노출될까 우려해서다. 모인 돈은 대구지역 위기아동들에게 간편식과 마스크, 손소독제를 전달하는데 쓴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대구지역 한 회원이 쪽방촌을 찾아다니며 간식을 직접 전달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마스크도 없이 돌아다니고 매일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운다는 소식을 전해왔다"며 "전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대구지역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힘을 주면 우리 또한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코젠바이오텍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 1억원(연수익 8% 상당)을 기부했다.

남용석 코젠바이오텍 대표이사는 "진단시약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현장에서 고생하는 방역당국과 의료진, 비상대기 중인 소방관들의 노고를 그 누구보다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 중소기업들도 보탬이 되어야 하고 사회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취약계층의 감염 예방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적십자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재난성금 10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금은 코로나19 방역 및 예방,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물품 및 구호물품 구매에 활용된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대구지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성금을 지원하게 됐다"며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모든 분들이 힘 내시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인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에도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남 나주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채 홍삼건강기능식품세트들을 보내온 것이다.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싸우려면 면역력이 보충되어야 한다며 건강기능식품을 보내왔는데 뜻밖의 선물에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경희대 학생들 첫 스타트 이후 전 대학가로 = 숙명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은 지난달 28일부터 온라인 상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모금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3일 오후 현재 60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 5일까지 모금이 완료되면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의료기관과 재난구호단체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모금은 숙명여대 재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돼 단 하루 만에 3000만원을 달성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재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생들까지 3700여명이 동참했다. 모금을 처음 제안한 전신영씨(한국어문학부18)는 "처음엔 1000만원 정도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단시간에 목표액을 6배 넘게 초과할 정도로 온정이 쏟아져 깜짝 놀랐다"며 "학교 슬로건인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전달돼 불안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이웃과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고 계신 의료진이나 봉사자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가 기부 움직임은 경희대 학생들이 처음 시작했다. 3일까지 경희대 학생 1500여명이 참여했으며 누적 기부액도 4400만원을 넘겼다. 학생들은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100만원,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대한적십자사에 1000만원씩 전달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추가 기부처를 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또 지난달 28일 모금을 시작한 고려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금 조성 태스크포스(TF)'는 3일 오후 3시 현재 총 1219만6000원을 모았다. 모두 404차례에 걸친 재학생·졸업생 기부 행렬의 결과다. 6일까지 모인 지원금은 대구의 의료시설로 보낼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 8명이 시작한 모금운동에도 두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249명이 참여해 640만원가량을 모았다.

한양대에서는 1일부터 학생 4명이 시작한 모금에 566명(1080여만원)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 중 200만원을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나머지 금액은 참여자들의 논의를 거쳐 기부처를 결정하기로 했다.

성균관대 학생 봉사단체 '십시일밥'도 지난달 29일부터 모은 700여만원을 대구로 보내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학생회 차원에서도 모금 운동을 진행 중이다.

숭실대에선 한 졸업생이 지난달 말 학내 커뮤니티에 기부 참여자를 모집하자 155명이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3일까지 243만원가량이 모였다. 건국대 글로벌캠퍼스 재학생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모금운동을 벌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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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김규철 장세풍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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