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사회적기업 손잡고 …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우선 공급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정부 대책만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직접 만드는 마스크는 대부분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다. 지자체가 재봉틀과 재료를 제공하고 시민들이 재능기부를 하거나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마스크를 제작한다.

부산시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5일 부산 진구 새마을 알뜰매장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현 상황에 대비, 수제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이날 제작한 마스크 1만여개는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 달부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취약계층 등에 지급하고 있고 광명시와 시흥시, 구리시 등도 면 마스크 자체 제작에 나섰다. 각 지자체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노인이나 취약계층에 면 마스크와 필터를 함께 지급한다.

광명시는 광명시여성비전센터와 광명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에 설치된 재봉틀 27대를 활용한다. 재봉 프로그램 강사와 수료생 등 재봉틀을 다룰 줄 아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5일부터 하루 1000장씩 생산, 모두 1만개를 제작해 취약계층에 배포할 계획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봉사자에게는 자원봉사시간 인정과 여성비전센터 수강신청 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시흥시에서도 5일 시가 마스크 제작 재료를 지원하고 재능기부 의사를 밝힌 시민 40여명이 대야동 시흥시평생학습센터 실습실에 모여 마스크 제작을 시작했다. 한 재능기부자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5일부터 5000장을 제작할 예정이다.

인천시 미추홀구는 장애인과 홀몸노인 등을 위해 면마스크 5000장을 자체 제작해 배부한다고 5일 밝혔다. 장애인이나 고령의 홀몸노인 등은 상대적으로 마스크 확보나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든 만큼 직접 제작해 배부하기로 했다. 마스크 제작은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재봉틀이 있는 미추홀구 가족센터와 여성단체협의회, 여성사회교육장, 문학동 행정복지센터 등에서 제작한다. 개인 공방이나 재봉틀이 있는 개인들도 제작에 동참한다.

경북 포항의 경우 평생학습원 여성자원활동센터에서 수제 면 마스크 400개를 직접 제작해 나눌 계획이다. 평생학습원 생활양재 및 홈패브릭 인테리어반 동아리로 구성된 미싱유, 쌈지, 솜씨 봉사자 35명이 부직포 필터를 교환해서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제작한다. 이렇게 만든 마스크는 노인 및 저소득층 가정 등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계층에게 전달한다.

전북 완주군은 지역창업공동체와 손잡고 마스크 수급난 해소에 나섰다. 사회적경제 조직과 연계해 마스크를 제작, 지역 소외계층에 우선 공급한다. 완주군은 우선 지역창업공동체와 함께 면 마스크를 제작해 지역아동센터 및 독거노인들에게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면 마스크 1000장을 시범제작한 뒤 필터 교체식 면마스크를 자체 개발해 3월 중순부터는 주문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완주군 사회적경제 조직을 활용해 마스크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두가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경남 고성군은 지난 3일부터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재능기부 자원봉사자를 모집, 면 마스크 제작에 들어갔고 강원 홍천군도 장애인근로작업장과 계약을 맺고 마스크 8만장을 자체 생산해 주민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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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영 최세호 김신일 이명환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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