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4개월만에 최저치

OPEC 감산 합의에도 하락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세계 석유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소식도 하락세를 잠재우진 못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중동산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0.76달러 하락한 49.7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49.05달러 까지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2018년 12월(49.52달러)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전날보다 1.9%(0.88달러) 내려간 45.90달러를 기록했다. OPEC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합의를 했음에도 반전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하루 150만배럴 규모의 감산에 합의했다. 이번 안에는 OPEC 회원국이 100만배럴, 비OPEC 국가가 하루 50만배럴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올 초 국제유가는 미국이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사살한 이후 1월 6일 배럴당 69.65달러 (두바이유)까지 치솟았다. 이후 양국간 긴장감이 완화되며 64~65달러를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 우한발 코로나19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60달러대가 붕괴됐고 2월 11일 53.03달러, 28일 49.05달러로 급락했다. 3월들어 OPEC 추가 감산가능성과 2분기 석유수요 반등에 대한 투자자들 기대감으로 추가 하락을 막았지만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동향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석유수요 및 경기위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특히 세계 2위 석유소비국인 중국의 석유수요와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2월 석유수요는 전년 동기대비 290만배럴(1일) 감소했고, 석유제품의 정제량은 94만배럴 축소됐다. 자동차 판매대수도 18% 줄었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기관들은 올해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그룹 우드맥킨지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량이 1일 5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캠브리지 에너지연구소(CERA)와 시장조사기관 플래츠(Platts)는 각각 30만배럴, 29만~ 56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2009년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감소(1일 15만배럴)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45달러(3월 4일 현재 51.13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의 석유수요 증가폭이 0%대에 머물고, 다른 지역도 약화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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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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