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측·비난에 억울함 호소

"명단 통보, 보건당국 묵살"

지난달 15일 열린 전국 워크숍을 숨긴 것으로 알려진 천안 줌바댄스 강사들이 실제는 지난달 28일 방역당국에 참석자 명단까지 통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 줌바댄스 강사들은 고의적으로 전국 워크숍을 숨겼다는 잘못된 소식이 알려졌다며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넘어 정신적인 고통까지 호소하고 있다.

충남 줌바댄스 커뮤니티에 따르면 천안 줌바댄스 강사들이 천안시 코로나19 대응추진단에 전국 워크숍 개최 사실을 통보한 것은 지난달 27일이다. 이틀 전인 25일 첫 확진자로 밝혀진 줌바댄스 강사가 대응추진단에 15일 전국 워크숍 개최 사실을 언급했고 곧바로 충남 줌바댄스 커뮤니티 리더인 A씨가 대응추진단에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A씨는 전국 워크숍 참석자 명단 29명을 조사해 28일 이메일로 대응추진단에 통보했다. 대구에서 참석한 강사가 4명이나 됐고 전국적 확산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내일신문이 확보한 A씨의 2월 28일 이메일엔 수신자인 담당자 주소가 OOOOOO@korea.kr로 돼 있고 29명의 명단과 지역, 연락처가 자세히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방역당국에 계속 검사의뢰를 요청했는데도 3일에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2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8일이 지난 뒤였다. A씨는 "감염을 우려한 천안지역 줌바댄스 강사들이 곧바로 검사에 나섰지만 검사소에서 거부당했다"며 "보건당국으로부터 통보받은 게 없고 증상도 없는데다 워크숍 날짜도 너무 오래 지났다는 게 이유였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뒤늦게 검사를 받은 후에 일어났다. 25일 첫 확진환자가 발견된 직후 워크숍 개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겼다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A씨는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라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이 사실도 아닌 잘못된 정보 때문에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의 한 줌바 강사는 "사람들이 마치 줌바 강사들을 신천지 교인과 같은 위치에 올려놓고 비난한다"며 "바이러스 감염이 우리 잘못이 아닌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범죄인 취급당하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 등 방역당국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충남도는 이렇다 할 연결고리가 없는 줌바댄스 강사들이 연이어 확진되자 2일에서야 워크숍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줌바댄스 강사들이 숨긴 적이 없고 매우 협조적이었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며 "지난달 27일 당시 역학적 범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15일 워크숍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사들이 고의적으로 숨겼다는 주장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전국 워크숍에 참석한 줌바댄스 강사는 모두 29명으로 이 가운데 확진자는 8일 오후 기준 8명이다. 충남 4명, 서울 1명, 대구 2명, 세종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7명은 음성이었고 2명은 검사 중이다. 충남 천안과 아산 확진자 101명 중 대부분도 줌바댄스와 연관된 사람들이다. 세종 확진자 8명 가운데 7명도 줌바댄스와 관련이 있다. 7일 확진판정을 받은 보건복지부 공무원도 세종 줌바댄스 수강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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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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