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유통 기상도 … 의류신발 '갬' 건강기능식품 '화창'

예상보다 길어지는 '코로나 19' 탓에 유통가에 미칠 영향도 달라지고 있다.

당장 면세·백화점이 가장 큰 피해를 보지만 대형마트는 의외로 선방할 것으로 점쳐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코로나19가 내수업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당초 사스·메르스처럼 2개월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현 시점에선 얼마나 오래 걸릴지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8일 밝혔다.

남상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확진자수·검진자수가 확대됨에 따라 주요 유통업체 실적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면접촉을 피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고 일부 사업장 경우 휴점·재택 근무가 이루어지고 있어 소비지출이 감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집객력(손님 모으는 힘)이 높은 면세점·호텔 가장 큰 피해 =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상대적으로 타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면세점·호텔 > 백화점 > 외식 > 할인점 > 편의점' 순으로 보고서는 점쳤다.

면세점과 호텔 주요 손님은 외국인인데 특히 중국인 의존도가 높다. 중국내 소비활동 위축에 따라 따이공(보따리상) 구매금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20% 이상 성장했지만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국내 수요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2월 매출액은 40%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의 경우 대외활동 위축과 일부 사업장 확진자 방문에 따른 일시적인 영업정지 조치로 실적부진을 겪을 판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된 2월 3주차 백화점업계 매출액은 20.6% 급감했다.

◆대형마트·편의점 매출 견조 =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액은 2월 셋째주부터 증가해 전년동기간대비 5.0% 상승했다. 편의점도 2.5~10.6% 성장했다.

보고서는 이들의 매출 성장 이유로 △식료품이 주요 제품으로 상대적으로 소비자 수요가 견조하게 받쳐주고 있고 △편의점의 경우 근거리 채널이라는 이점이 작용하고 있으며 △외부활동 자제에 따른 조리 활동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급증했지만 온라인 인프라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오프라인을 통한 직접구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대형마트 2월 매출액 성장이 의미 있는 이유는 설 연휴 시점 차이에 따른 감소 효과를 상쇄시켰을 정도로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류·신발. 단기적으론 양호 = 면세점 판매 비중이 높거나 중국 현지법인 판매 비중이 높은 화장품과 의류 업체는 직격탄을 맞을 모양이다. 반면 건강기능식품 업체는 수혜가 예상된다. 바이러스 관련 이슈는 면역력 강화 필요성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2015년 메르스 당시 면역기능 강화 건강식품인 콜마비앤에이치 '헤모힘' 생산액은 80%나 성장했을 정도다.

의류·신발 OEM(주문자생산방식)업체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돼 있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 ·유럽의 소비 위축은 부정적이다.

반면 세계 의류 신발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중국내 생산 차질이 빚어지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이전하는 걸 고려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 의류·신발 OEM업체 주요 생산 거점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이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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